등록 : 2009.09.01 20:53
수정 : 2009.09.01 20:53
[일본 선거혁명 이후] 일본 4대 시사잡지 편집장에 물어보니
“내년 참의원 선거도 승리”
“오래가긴 어려워” 갈려
8·30 일본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 정권은 과연 장기집권할 수 있을까? <주간아에라> <주간금요일> <세카이>(월간지) <아카하타 일요판> 등 일본의 4개 주·월간지 편집장들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 정권의 ‘롱런’ 가능성에 대해 다소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주간아에라>의 오기 가즈하루(50) 편집장은 민주당 정권의 성립에 대해 “일본 헌정사상 세번째 큰일로 평가한다. 메이지헌법, 1946년 일본헌법 제정에 필적할 만한 큰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이번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일본 정국은 ‘긴장감’을 얻었다. 물론 국민들은 지금 기대와 불안이 반반이다. 이런 긴장감은 좋은 것”이라면서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60~70%는 된다고 점쳤다,
기타무라 하지메 <주간금요일> 편집장(57)은 “이번 선거결과는 엄밀히 보면 민주당의 압승이 아니다. 역으로 4년 전의 선거결과 역시 자민당의 승리가 아니다. 이것은 유권자가 숨막히는 상황에서 어떤 전망도 없는 상황을 바꾸기 위한 ‘파괴충동’이다”고 다소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의 장기집권 전망에 대해 “민주당이 장래전망적 브랜드 디자인을 만들어 보여주면 유권자가 납득해 장기집권으로 이어지겠지만, 결론을 이야기하면 그건 무리라고 본다”고 다소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민주당이 핵심공약으로 내놓은 관료정치 청산과 관련해서 ‘가스미가세키’(일본의 관가) 관료들을 파악하고 부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유권자는 시간이 걸리게 되면 민주당도 안된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장래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민당도 야당으로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꾸물거리는 국회가 되는 가운데 내년 6월 참의원 선거를 맞는다면 장기집권은 힘들 것이다. 결국 장기집권은 내년 선거에 달려있다. 지금은 카오스(혼돈)상태다.”
오카모토 아츠시(55) <세카이> 편집장은 “이번 정권교체가 이제까지 변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일본이 정권을 바꾸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것은 이 정권이 별로다 싶으면 다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민주당 정권이 사회보장적 공약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아키하타 일요판>의 마츠미야 도시키 편집장은(60) “노동자 3명 가운데 1명 꼴로 비정규직이고, 생활과 의료복지가 날로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이 기존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그러나 민주당 정치의 근본 역시 대재벌과 미국과의 군사동맹이라는 자민·공명정치의 근간과 닮아 있다”고 그 한계를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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