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9.02 19:45
수정 : 2009.09.02 19:45
[일본 선거혁명 이후]
재무성, 민주당 한마디에 브리핑 취소
고위직 관료들도 입으로는 일단 ‘굽실’
“이제까지 대신(장관)한테 무슨 말을 들어도 자민당의 ‘족의원’ 선생님들이 지켜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농림수산성의 한 관료는 “선거결과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면서도 “(정권교체로) 어떤 영향이 나올지 모르는 부분도 있다”고 불안감을 털어놓았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지난 31일 아침 당내 정책통인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대행이 텔레비전에 출연해 “예산안 변경 제출 문제에 대해 (각 성·청은) ‘이제와서 예산안을 바꾸라고 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라고 얘기할 것이 뻔하다”고 한마디하자 재무성은 그날 오전 예산안 브리핑을 급거 취소했다. 또한 각 성·청의 예산담당자 회의도 취소됐다.
고위 관료들의 변신도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민주당의 농업 정책을 비판해 왔던 농림수산성의 이데 미치오 사무차관은 민주당의 농가 소득보전 제도에 대해 “새 대신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슬그머니 태도를 바꿨다. 국토교통성의 다니구치 히로아키 사무차관도 민주당의 대형 공공 공사 재검토 방안과 관련해 “낭비 요소가 많다. 고비용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성 사무차관도 “외교의 세계는 정치인이 주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의 일은 실무자로서 준비,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일찌감치 민주당 입장 존중 의사를 분명히 했다. 관료들의 불안과 변신은 기본적 체질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해 3월 관료 타파를 전면에 내세웠던 오자와 전 대표를 겨냥한 도쿄지검 특수부가 관료사회의 총대를 메고 저항했지만, 집권이 현실화되자 관료들이 여당체질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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