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1.26 20:38
수정 : 2012.01.26 20:38
구마모토현 산골서 추가 확인
주민 절반 ‘37명’ 저림 등 호소
일본 구마모토현 아시기타마치 산간지역인 구로이와 지구에서 주민의 절반인 37명이 공해병인 미나마타병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52년 첫 환자가 확인된 지 60년 만의 일이다.
26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미나마타병 환자 진찰 경험이 많은 의사들로 구성된 ‘미나마타병 소송을 지원하고 공해를 없애기 위한 현민의회의사단’이 지난해 10월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고교생 2명을 뺀 42~76살의 전체 주민 76명 가운데 39명을 검사한 결과, 37명이 손발끝부터 점차 감각이 둔해지는 미나마타병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손발이 저리고, 이명이 나타나는 등 자각증상도 미나마타병이 집단 발병했던 시라누이카이 연안지역의 사례와 거의 비슷했다.
이 마을은 시라누카이 연안에서 육지로 15㎞ 떨어진 산속에 있다. 아시기타마치의 다우라 항구까지는 1950년대까지 산길 밖에 없어 걸어서 왕래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그 무렵 여러 명의 행상이 거의 매일 갖고 와서 판 시라누카이 연안에서 잡은 생선을 먹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미나마타병은 1946년 신일본질소비료가 미나마타 공장에서 메틸수은이 든 폐수를 그대로 바다에 방류해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사람들 사이에서 집단발병한 공해병이다. 일본 정부는 공장폐수와 병의 인과관계를 1968년에야 처음으로 인정했다.
미나마타병과 같은 증상을 보이지만 공해병을 공식 인정받지 못한 환자도 많아 오래동안 문제가 돼왔다. 일본 정부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1969년11월 이전에 태어나 시라누카이 연안에 산 적이 있는 사람 가운데 미나마타병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210만엔과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2009년 7월 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까지 5만명이 구제를 신청했으며, 일본 정부는 조만간 신청을 마감할 계획이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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