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1.06 20:19
수정 : 2014.01.06 21:14
마요네즈 인상뒤 수요 크게 줄어
블룸버그 “소득이 물가 못따라가
수요증가 없는 나쁜 인플레 징후”
일본 최대의 마요네즈 생산업체인 큐피가 지난해 7월 마요네즈 값을 품목에 따라 최고 9% 올렸다. 다음달 식품업체 아지노모토도 뒤따라 값을 올렸다. 그 뒤 5개월 동안 일본의 마요네즈 생산량은 그 전 5개월간에 견줘 5.1% 줄었다. 11월에는 10% 넘게 줄었다.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든 까닭이다. 일본의 생활물가가 오르자 생겨난 부작용의 한 단면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나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 보도했다. 엔화 약세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이에 따라 국내물가도 오르고 있지만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수요는 늘지 않은 채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베 정부와 일본은행은 201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돈을 풀고 있다. 오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목표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에 견줘 1.5%나 올랐다. 그런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승률은 0.6%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을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에 견줘 7.5%나 상승했고, 식품류는 1.9%나 올랐다.
문제는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통신은 16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31일 보도한 기사에서 4월에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노동현금수지가 0.6% 증가하는 데 그치고, 소비세가 4월부터 현행 5%에서 8%로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 바 있다.
수에히로 도루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마요네즈로 대표되는 식품과 일상용품의 가격 상승과 생산 감소에 대해 “수요 증가를 동반하지 못한 ‘나쁜 인플레이션’의 징조일지 모른다”며 “물가만 오르고 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