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기념관 계산된 방문
관람 마친뒤 반성 아닌 ‘자화자찬’
방미 이틀째 하버드대 첫 연설
학생들 질문에 책임 회피
“일본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공헌해야 한다는 결의를 새롭게 했다.”
미국 방문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각) 워싱턴에 도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링컨 기념관을 둘러본 뒤 알링턴 국립묘지와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잇따라 방문했다. 미국의 수도에서 전쟁 추모 시설을 잇따라 찾아간 것은 자신의 ‘역사 인식’에 대한 미국 사회의 우려를 완화해 보려는 계산된 행보로 읽힌다.
홀로코스트 기념관 관람을 마친 아베 총리는 준비된 연단에 나서 질문은 받지 않은 채 짧게 자신의 감상을 밝혔다. 그는 “전후 70년과 아우슈비츠 해방 70주년을 맞아 박물관을 방문해 엄숙한 마음가짐이 됐다. 지난 1월 이스라엘에서도 홀로코스트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결의를 표명했지만 더 한층 그런 결의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아베 총리가 입에 담은 것은 일본의 지난 잘못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 아닌 ‘자화자찬’이었다. 그는 “오늘 다시 인간의 선의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하는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리투아니아에서 (일본 외교관인) 스기하라 지우네(1900~1986)가 발급한 비자로 생명을 구한 분들과의 만남이었다. 이런 일본인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느낀다. 비극도 선의의 용기도 잊혀지지 않게 일본이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 적극적인 공헌해야 한다는 결의를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1월 이스라엘 방문에서도 전쟁에 대한 사죄와 반성 대신 스기하라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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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군 성노예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 등이 27일 미국 케임브리지 하버드대 앞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케임브리지/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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