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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미국의 최신형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가 일본 요코스카항에 입항하자, ‘요코스카 평화선단’ 등 일본 시민들이 보트를 타고 항구로 나가 항모 입항에 반대한다는 펼침막을 펼쳤다.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들은 보트가 항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다. 사진 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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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 7함대 항모 7년만에 교체
“위험해, 접근하지 마세요!” 1일 오전 8시,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길이 333m, 배수량 9만7000t)의 일본 요코스카 입항에 항의하는 일본 시민들을 태운 작은 배 오무스비호의 항로를 막아선 해상보안청 함정들의 움직임은 강경했다. 배가 항구로 들어서는 항모를 따라가며 “오지 마!, 원자력 항모” “NO, CVN(핵추진 항공모함)” “필요없다, 원자력 항모” 등의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꺼내 들자, 해상보안청의 함정 10여척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막아섰다. ‘요코스카 평화선단’의 이치카와 다이라(68)는 해상보안청 함정을 향해 “위험하니 배를 너무 가까이 붙이지 말라”고 항의하다 사고를 우려해 결국 배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 배에 탄 시민 야마카 준코는 확성기를 켜고 “우리들은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그동안 요코스카에 배치된 미 항모와 이지스함 등은 국제법을 어겨가며 이라크전쟁 등에 선제공격을 했다”고 외쳤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일본 시민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인선의 유도를 받아 오전 8시38분께 미 항모 전용부두인 12번 부두에 닿는 것으로 역사적인 요코스카 입항을 마쳤다. 지난 5월 항모 조지 워싱턴호(CVN 73)가 연료 교체 등을 위해 미국 본토로 귀환한 뒤 항모 교체 작업이 마무리된 순간이었다. 요코스카에 배치된 미 항모가 교체된 것은 2008년 이후 7년 만이다. 로널드 레이건호 함장인 크리스 볼트 대령은 도착 뒤 기자회견에서 “로널드 레이건호와 승무원들은 미 해군에서 최고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 지역에 공헌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인들과의 인간관계로 특히 해상자위대와 인연을 쌓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항모의 갑판 위에선 미 수병들이 일렬로 줄을 맞춰 ‘하지메마시테’(처음 뵙겠습니다)란 글자를 만들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뼈대로 한 일본의 안보 관련 법률이 개정된 뒤 이뤄진 미 7함대의 항모 교체는 이전보다 더 일체화되고 글로벌한 동맹으로 변모한 미-일 동맹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향해 흡수되어가고 있는 한-미 동맹은 물론 미-중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질서에 복잡하고 미묘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자위대 호위함과 공동훈련 예정중국 자극 동아시아 긴장 우려 18일 부산 입항 해군 관함식 참가
북 반발 남북관계 악영향 끼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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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 해군의 핵심 전력 구실을 할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1일 일본에 배치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의 미 해군 기지에 로널드 레이건호가 입항하는 장면이다. 요코스카/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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