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내년 PDP 세계 최대 규모 생산량 확충
`한국에 빼앗긴 입지를 회복하라'
전세계 356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19일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의 평판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FPD(평판 디스플레이) 인터내셔널 2005'에서는 명예회복을 위한 일본업체들의 공격적 행보가 두드러졌다.
`한국-FPD(평판 디스플레이) 시장 50%을 넘어섰고 가격과 사양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장비.재료 업체와 협력,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TV용 독주태세에 돌입했다'
일본업체들의 움직임은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표지판에 적힌 한국 업계 위상과 묘하게 오버랩되며 차세대 기술과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한.일 디스플레이 대격전을 예고했다.
마쓰시타가 내년 생산량을 연간 500만대 규모로 늘리기로 하는 등 일본 PDP업계가 잇따라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샤프가 100만대 1 명암비의 혁신적 제품을 내놓는 등 LCD 진영도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수 업체들이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제품을 줄줄이 출품,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는 OLED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삼성, LG 부스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치솟은 한국 업계의 위상을 대변해 줬으며 올해 처음으로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 주최로 7개 중.소업체들로 구성된 `한국관'이 마련되기도 했다.
◇ PDP 한.일 경쟁 격화 = 마쓰시타는 이날 아마가사키 연면적 14만7천㎡ 규모의 제3공장을 지난달 완공했다고 밝혔다.
마쓰시타는 오사카 근처 이바라키 지역에 1,2공장을 갖고 있다.
3공장 건설로 마쓰시타는 2006년께 연간 생산량을 500만대 가량으로 끌어올려 세계 최대 수준을 확보하게 된다고 공표했다.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마쓰시타의 이같은 공격적 생산량 확대 작업으로 한.일 업체간 PDP 선두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A3 라인(4기) 양산을 본격적으로 개시, 2006년 PDP 모듈 및 PDP TV 시장 세계 1위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LG전자는 A3가 8면취(유리원판 1장에서 8개 PDP를 잘라내는 공법) 체제로 전환되는 내년이면 월 35만장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확충돼 연간으로는 420만장에 달하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마쓰시타의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마쓰시타 생산능력이 LG전자를 추월하게 된다.
삼성SDI도 8월 업계 최초로 월 생산량 20만대 벽을 깼으며 연말까지 1-3라인 의 총 생산량을 월 3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세계 PDP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업체들은 2001년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의 97%를 `싹쓸이'할 만큼 아성을 지켰으나 삼성SDI, LG전자가 2001년 PDP 생산에 본격 뛰어든 뒤 점유율이 2002년 79%, 2003년 61% 등으로 떨어졌다.
반면 삼성SDI와 LG전자의 점유율이 2002년 20%, 2003년 32%에 이어 지난해 절반에 육박하면서 한국은 불과 3년만에 1위로 뛰어오르게 됐다.
그러나 마쓰시타가 `맹공'을 퍼부으면서 올해 2분기 LG전자는 점유율 24.2%로 마쓰시타에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후지쓰-히타치의 PDP 합작법인인 FHP도 제3공장을 건설, 월 생산량 규모를 현재 월 10만대에서 내년 20만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고 파이오니아도 증설을 검토하는 등 한국을 따라잡기 위한 일본 업계의 `파이 키우기'가 잰걸음을 걷고 있다.
마쓰시타가 50인치, 65인치, 파이오니아 50인치, FHP 55인치에서 각각 풀 HD급을 내놓는 등 PDP의 최대 관건인 해상도 문제의 해결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일본 미나토 전자는 42인치 PDP 패널을 4개 붙여 위성 사진, 신문 확대, 기상 예보 등의 기능을 갖춘 초대형 `PDP 터치'를 전시, 눈길을 모았다.
이에 맞서 삼성SDI는 50인치 풀 HD급 50인치와 작년 말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2인치 PDP를 공개, 업계 1위 위상을 과시하기도 했다.
◇ LCD 일본 `맹공'에 한국 `반격' = LCD 부문에서도 첨단 신기술로 무장한 일본 업계의 공습이 이어졌다.
LCD TV 세트를 기준으로 세계 1위 업체인 일본 샤프사는 세계 최고 수준인 100만대 1의 명암비를 구현한 37인치 LCD `메가 콘트라스트'(Mega Contrast)를 개발, 출품해 관심을 끌었다.
현재 양산 제품 중 최고 명암비가 1천500대 1인 점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것이다.
샤프는 자사 부스내에 이 제품 전시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으며 관람객들이 줄을 잇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샤프는 TV를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37인치 `듀얼 뷰'(Dual View) TV도 선보였다.
아버지와 딸이 같은 TV로 스포츠와 애니매이션을 시청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가 컬러 필터가 없는 세계 최대 크기 32인치 LCD TV를, LG필립스LCD가 미국 E-ink사와 공동 개발한 세계 최대 크기의 `휘는(플렉시블. Flexible) 디스플레이'인 흑백 10.1인치 전자책(e-book)을 각각 최초로 출품,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밖에 대만 CMO도 5만대1 명암비의 `다이내믹 콘트라스트' LCD TV를 내놨다.
특히 시옌샹 대만 경제부 차관은 일본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중복 투자와 분산 등의 우려로 5개 가량의 대만 LCD 업체수가 2-3개로 통.폐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향후 LCD 산업이 한.일 중심으로 재편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 LG, CMO, LCD 부문 도시바-마쓰시타 합작법인인 TMD 등 다수 업체들이 OLED를 출품, 디스플레이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요코하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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