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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에서도 조금씩 한국인 피폭 문제 다뤄 |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앞두고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인·조선인 피폭자들의 목소리들이 조금씩 소개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7일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 “한국에선 대통령이 평화기념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도 발을 옮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히로시마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한국원폭피해자협회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원정오(77) 협회 서울지부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이 유일한 피폭국이라고 말하지만 한국인 피폭자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인 피폭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교도통신>은 미-일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사실을 공개한 직후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 현지 취재를 통해 한국 피폭자들의 육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지난 13일치에서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한국인 피폭자인 박남수(83)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일본에게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하고, 일본은 아시아 여러 국가에게 가해에 대해 사과하는 것에서 (새로운 관계 구축을) 시작하면 좋지 않나”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히로시마 쪽에서 강하게 희망해 왔던 오바마 대통령의 피폭자 직접 면담과 관련해선 사실상 성사가 어렵게 됐다. <교도통신>은 16일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과 피폭자들의 면담이 “시간 제약 탓에 어렵다”고 보도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미-일동맹 강화를 위해 미군과 자위대원들을 만나는 쪽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평화기념 공원 방문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대해 “핵무기 폐기 등을 위한 메시지를 발표하지만, 원폭 투하의 (정당성) 시비에까지 파고들진 않는 수분 정도의 짧은 내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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