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01 16:23
수정 : 2017.05.0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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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 해군 보급함 보호 임무를 부여받고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에서 출항한 일본 해상자위대 최대 전함인 이즈모. 사진은 지난해 12월 요코스카항에 있는 이즈모에 헬리콥터가 착륙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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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전함 ‘이즈모’ 명받고 출항
태평양서 칼빈슨호의 보급함 호위
공격 받을 가능성 희박한데도
“북 정세 악용한 실적 만들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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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 해군 보급함 보호 임무를 부여받고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에서 출항한 일본 해상자위대 최대 전함인 이즈모. 사진은 지난해 12월 요코스카항에 있는 이즈모에 헬리콥터가 착륙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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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전함이 사상 처음으로 평시에 무기를 사용해 미군 함정을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출항했다.
1일 일본 해상자위대 최대 전함인 ‘이즈모’는 한반도 인근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보급함에 대한 ‘무기 등 방호(보호) 임무’를 부여받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에서 출발했다. 이즈모는 한반도 해역으로 접근 중인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에 물품을 보급하는 보급함과 간토 지역 보소반도에서 합류해 시코쿠 해역까지 이틀간 임무를 수행한다. 그 뒤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참가할 예정이다.
2015년 안보법제 개정으로 자위대는 평시와 전시의 중간 상태인 ‘그레이존’(grey zone)일 때도 무기를 사용해서 미군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실제로 이런 임무가 부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레이존 상태에서 무기를 사용한 보호 임무를 하고 있을 경우, 실제로 상대가 미군을 공격한다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도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해 반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요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준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즈모는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최대 전함이다. 헬기 14대를 탑재할 수 있고 헬기 5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어 항공모함급 전함으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이번 작전 범위가 동해가 아닌 태평양이어서 미군이 이 지역에서 북한의 공격을 받을 확률이 희박한데도, 일본과 미국이 한반도 긴장 상태를 이용해서 자위대 활동 범위 확대를 꾀한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에 가까운 동해가 아니라 태평양으로 항해중인 미 보급함을 자위대가 보호하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자위대가 미군을 반드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낮은 해역에서 미 함선을 보호하는 것은 평시에서 유사 사태까지 미군에 대한 자위대의 지원을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안보법제의 본질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안에서도 태평양에서 미 보급함이 북한 미사일 공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위험은 회피하면서 실적을 쌓으려는 일본 정부 내 계산이 엿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인 <아카하타>는 “북한 정세를 악용한 (자위대의) 실적 만들기”라고 비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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