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2 16:43
수정 : 2005.12.02 16:43
"한국 발언권 더 인정하는게 한미동맹 보전에 유리"
미국이 중국의 부상 시대를 맞아 미국의 아시아 안보의 두축인 한미, 한일 동맹관계를 강화해 상호보강토록 하기 위해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단념토록 개입하고, 한미동맹 틀속에서 한국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더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널드 그로스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 차관 선임자문관은 1일(현지시간)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한중관계 세미나에서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도전과제와 정책을 제시하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미국의 전사자와 제2차세계대전 참전자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며 "미국은 모든 수단을 다해 참배를 단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필요하게 한국 및 중국과 갈등을 만드는" 고이즈미 총리의 행보에도 미국이 현재의 불개입 입장을 고수할 경우 "한미동맹을 희생시켜서라도 미일동맹을 강화하려 한다"는 인식을 불러 일으켜 "한미관계에 긴장을 증가시키고" 역사갈등 문제로 인해 "한중이 이해관계의 공동체 인식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 자체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 균형자 개념은 추상적이어서 실질적인 내용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미국이 동맹관계 안에서 한국에 더 많은 독립성을 줌으로써 그 내용을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균형자론은 "한미동맹 내에서 더 독립적인 한국을 의미할 수도 있으나 미국 일각에선 미중간 중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며 동맹관계 내에서 한국의 "자기 주장(assertive role)을 길러 주는 게 한국의 중립화 시나리오를 피하고 중국에 대해 한미동맹을 보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부상에 따른 "한중 관계 개선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입지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는 제로-섬 게입 시각은 지나치게 좁은 시야"라며 미국이 아시아에서 새로운 도전과제에 어떤 정책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존의 주도적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로스 전 자문관은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경제, 정치, 안보 등에서 한중간 접근 양상을 열거하고 그러나 "지난 2년간 북한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무역이 크게 늘어나자 한국에선 중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배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더해 고구려가 중국의 일부였다는 중국측 주장은 앞으로 중국이 정치적으로도 지배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편 "한국과 일본이 이미 동북아에서 다자안보협력 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찬반의) 복합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미국은 다자안보틀의 구축을 북핵 6자회담 성공 여부에 맡겨두지 말고 적극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다자안보틀의 조기 추진이 6자회담을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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