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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8 18:12 수정 : 2005.12.08 18:12

엔-달러 환율 추이

FT, 자동차·전자업계 수출증가 등 혜택 전망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일 올해 놀라운 일의 하나가 일본 경제의 강한 회복세이며, 또하나는 엔화의 약세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일본 경제 회복세에 못지 않게, 아니 오히려 그 이상으로 엔화 약세가 국제금융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연초에만 해도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경상) 확대 등으로 엔화 강세(달러 약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던 점에 견줘볼 때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엔화는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41엔 떨어지긴 했지만 1달러당 120.66엔으로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이런 엔화 가치는 올해 초에 비해 16% 가량 떨어진 것이며, 32개월 만의 최저치다. 물가수준 등을 감안한 환율로 가격경쟁력을 따지는 데 중요한 실질실효환율로 보면 198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는 유로화, 한국 원화 등에 대해서도 내림세다.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에 상당한 호재다. 수출 경쟁력을 그만큼 끌어올리면서 관련 기업들의 수익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니케이주가지수가 1만5000을 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낌새가 보이는 데는 이 엔화 약세가 한몫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자동차업계와 종합상사, 전자업계 등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이 1엔 올라가면 특히 도요타자동차는 한해 250억엔 정도, 혼다와 닛산자동차는 1백수십억엔 정도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원재료 수입이 많은 전력과 제지업종 등은 손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엔화 약세의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를 훨씬 앞지를 것으로 보여 일본 사회는 지금 잔뜩 고무돼 있다.

애초 전망을 뒤집고 엔화 약세가 빚어진 것은 무엇보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단기금리가 4.0%인 반면, 일본은 사실상 0%에 머물러 있다. 장기금리도 많이 벌어져 있다. 최근에는 유럽중앙은행까지 5년 만에 금리를 올렸다. 이런 금리격차를 노리고 미 국채 등에 투자하기 위해 일본 투자자들이 엔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면서 엔화 값이 속락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기피하는 경향이 줄어든 것도 이런 경향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외국이 자금이 크게 늘고 있지만 그 이상을 일본인들의 대외 투자금액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 연구소 분석으로는 올해 일본에서 미국 금융시장에 투자되는 자금이 반대 경우에 비해 450억달러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당분간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보여 대체로 현재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 등으로 말미암아 엔화가 강세로 반전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이경 기자, 외신종합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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