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2.22 18:54 수정 : 2005.02.22 18:54

이제 고3이 되는 학생이다. 며칠 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동사무소에 갔다. 직원에게 학생증과 사진을 제출하고 주민등록증 발급신청을 했는데, 다짜고짜 이미지 사진(디지털카메라로 직접 찍은 뒤 포토샵 처리한 사진)은 허용이 되지 않으니 일반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을 요구했다. 이미 다른 많은 친구들이 이미지 사진으로 주민등록증을 만들었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원래 이미지 사진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데 그동안은 특별한 규정이 없어 학생들이 우기는 대로 받아주었다가 몇주 전 사진 규제를 강화한다는 공문이 오면서부터 이미지 사진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또 자신들에겐 책임이 없다는 말과 함께 학생증에 있는 사진은 괜찮으니 그 사진을 이용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맙소사, 학생증에 붙어있는 사진도 이미지 사진인데…. 사진을 제대로 구분도 못할뿐더러 ‘나는 위에서 시키는 일을 행할 뿐이니 잘못이 없소’ 하는 식의 안이한 태도는 뭐란 말인가. 주민등록증을 발급할 것을 알려주는 통지서에는 사진 규제에 관련된 말은 아예 없었고, 설령 통지 후에 규정이 새로 바뀌었다 할지라도 이를 미리 알려줘야 하지 않냐고 되물었더니, 그제서야 선심 쓰듯 공문을 찾아 자세히 보여주며 사진을 다시 찍어 오라고 말한다.

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공공기관의 일처리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나는 이제 쉬는 날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고3이 되는 학생이라 5시에 문을 닫는 동사무소에 가려면 귀중한 학교 수업을 빠져야만 한다. 좀더 주민의 입장을 생각하고 주민이 편할 수 있도록 업무를 처리하는 태도를 보여주면 좋겠다.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나라의 일꾼이라는 의식과 진정으로 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의식은 말할 것도 없다.

권소영/전남 순천시 순천여자고등학교 3학년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