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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3 21:20 수정 : 2006.08.03 21:20

왜냐면

“일하려는 사람들이 노동의 질에 상관하지 않고 노마드족처럼 옮겨 다니면서 아무 일이나 무조건 하려는 경향”인 노동의 브라질화 현상이 2006년 하반기 한국의 대졸 일자리 시장에서 심화되어 나타나는 중이다.

노동 혹은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빗댄 말 중에 ‘노동의 브라질화’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회가 위험사회로 변하면서 나타나는데 탈규제, 노동의 유연화 정책이 강화되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더욱 심해진다”고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말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일하려는 사람들이 노동의 질에 상관하지 않고 노마드족처럼 옮겨 다니면서 아무 일이나 무조건 하려는 경향”이 노동의 브라질화 현상이다.

브라질이라는 나라를 이런 현상에 빗댄 것은 브라질에 임시직이 많기에 그런 것 같다. 이런 노동의 브라질화 경향이 2006년 하반기 한국의 대졸 일자리 시장에서 심화되어 나타나는 중이다.

벡은 나아가 “노동시장에서 일자리의 조건에 관계없이, 일자리가 생기면 무조건 그 일자리를 가지려는 이동 인구가 이미 유럽에서는 전체 노동자의 30%를 넘어섰다”며 “이처럼 일자리의 조건, 정규직/비정규직, 파트타임/풀타임을 가리지 않고 일하려는 현상이 전 지구촌을 장악할 것”이라고 한다. 노동정책, 일자리 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의 정책입안자들은 그의 이런 경고를 가벼이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의 브라질화가 대졸 인력시장에서부터 조금씩 진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현상은 이제 한국 청년들의 인력시장에서 두드러질 조짐이다. 일자리의 조건을 가리지 않고 아무 노동이나 하려는 인적 자원이 많아지는 현상은 한편으론 일의 귀천을 안 가리고 하려는 의식이 커진 것으로 평가되어 다소 긍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면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가 않다. 노동시장에서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덜 괜찮은 일자리가 그 자리를 메우려는 경향성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노동시장에서 지난 1분기에 7만5천개의 괜찮은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흐름은 노동의 브라질화를 잘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예산을 일시적으로 투입해 한시적 성과를 낸들, 일자리의 본원적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기술의 발전, 기업 의지의 감소, 비즈니스 여건의 악화 등이다. 기업이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순이익은 감소하기 마련이다. 순이익이 줄면 기업가들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신규 노동시장에서 괜찮은 일자리의 창출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진다. 이는 바로 노동시장에서 일자리 부족, 일자리 조건의 악화 등을 낳아, 일하려는 사람들이 직무의 조건에 상관하지 않고 일자리에 진출하고 일정한 계약 기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향해 가려는 노동의 브라질화를 가속화하게 될 것이다.

이제 본원적인 일자리 창출을 다시 생각해볼 때다. 사업하려는 사람들의 투자 마인드가 시장 속으로 다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더 역동적인 정책적 노력은 무엇인지를 깊이 점검하고 대안을 세워가야 할 때다. 그래야 한국 노동시장에서 노동의 브라질화 추세를 줄이고 노동조건의 질을 향상시켜 노동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김준성 /연세대 취업정보실 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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