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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이라고 장모니 할머니니 관심도 지나치면 사생활 침해 |
한국인으로 자긍심을 갖고 외국에서 10여년을 살다 연하의 외국인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한국 사회·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귀국한 40대 주부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큰아이는 초등학교를, 둘째 아이는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얼마 전 셋째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데, 주위의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원하지 않는 충고와 사려깊지 못한 말을 자주 듣게 돼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 갓난아이를 안고 있는 내가 보통의 엄마보다 좀더 나이가 들어보인다는 이유로 ‘아이의 할머니’라고 부르는가 하면, 외국인인 남편에게는 아내인 나를 ‘장모’라고 부르라고 시키기도 한다. 사실을 설명해 줘도, 남편이 한국말을 몰라서 나를 아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우기기까지 한다. 서양인에 대한 부러움 탓인지, 아이를 보고 ‘아빠를 닮아서 예쁘다’는 말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결코 들어볼 수 없는 무례한 발언이기도 하거니와, 나중에 전혀 사과하지 않는 태도도 이해하기 힘들다. 한국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왈가왈부하는 데 익숙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안미숙/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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