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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 입고 112신고를 해야 가정폭력 이혼도 힘든세상 |
10년 넘게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주부다. 막상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하고 이혼을 하려니 그동안 모은 사진자료나 진료기록, 112신고 증거를 대라고 한다. 나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 때리면 맞아야 하고 폭력 남편을 구속시키려면 전치 3~4주의 중상을 입은 다음 112를 불러 이혼을 요구해야 한다.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예방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나처럼 가정폭력에 시달리시는 분들은 사진을 찍어두거나 112를 부르라. “내가 참지” “설마 또 그럴까?” “마음을 돌려 다시 잘해보자”는 생각일랑 꿈도 꾸지 마시라. 차곡차곡 증거를 모아야 이혼할 수도, 원하는 아이를 데려갈 수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가기란 집채만한 바위를 지고 험난한 산행을 하는 것과 같다.
황시연(가명)/경기도 김포시 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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