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금강산 관광은 남북간 화해협력을 조기에 실현시키는 방안 가운데 가장 비정치적이며 경제효과가 빠른 분야였습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면회소 건설과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해야 합니다. 남북경협을 훼손하는 언행도 자제해야 합니다.북한이 변해야 금강산 관광을 살릴 수 있습니다. 북 핵실험으로 중단 위기에 처한 남북간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사업, 이젠 북한이 나서서 금강산 평화사업을 살려야 할 때입니다. 현 상황은 대북 제재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의 힘으로 관광이 중단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대가의 현금 지급을 현물로 결제하는 방식을 검토할 때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국내외에서 남북간 거래되는 자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남쪽 국민들은 민족의 명산인 금강산을 찾아가고 싶지만 현금으로 지급된 관광 대가가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 때문에 스스로 관광을 포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이 사업을 바라보는 미국 행정부의 불신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민간기업 차원의 경협이지만 지급되는 자금이 결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해석 여부에 따라 특히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논란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심각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속되어야만 합니다. 지난 8년 동안 추진돼 온 금강산 관광을 통한 남북간 관광교류협력은 남북간 화해협력을 조기에 실현시키는 방안 가운데 가장 비정치적이며 경제 효과가 빠른 현실적인 협력사업 분야였습니다. 남북 경협 중 관광사업이 한반도 평화는 물론이고 남북간 지역개발 격차 해소와 사회통합을 가장 빨리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 남북 당국은 인식을 함께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금강산 관광사업 동업자이면서도 관광 활성화에 디딤돌보다는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접근과 판단보다는 정치와 체제 논리를 앞세워 남북 경협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장논리에 따라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는 건 안타깝습니다.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4개월 동안 금강산 관광은 7만명이 넘는 예약취소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순 현금 손실이 28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더욱이 신변 안전과 불안 심리로 11월 예약 관광객이 크게 줄었고 12월은 수천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 주체인 현대아산은 “남북관계가 어려운 때일수록 남북간 마지막 대화 통로로 경협 사업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은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사업인 만큼 앞으로도 차질 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 자세를 밝히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부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도,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해법을 찾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중단 위기에 처한 금강산 관광을 살리기 위한 해법으로는, 무엇보다도 관광 대가의 현금결제 방식이 현물 혹은 청산결제 방식으로 바뀌어 사업이 투명하게 추진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금강산 관광객의 불안감을 최소화하려면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면회소 건설과 이산가족 상봉을 이른 시일 안에 재개해야 합니다. 정치논리 차원에서 남북 경협을 훼손하는 위협적인 언행도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남북 경협 정상화와 활성화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핵무기를 폐기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주기를 촉구합니다. 더 늦기 전에, 위기에 처한 금강산 관광사업이 오히려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되도록 김정일 위원장의 용단을 기대합니다.
김규철/남북경협시민연대 대표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