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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19 16:46 수정 : 2007.02.19 16:46

왜냐면

2007년을 맞아 장애인계에 반가운 뉴스가 전해졌다. 202명의 장애인이 올해 첫 초·중등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교단에 서게 된 것이다. 획기적인 일인 것처럼 보이나, 이러한 성과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총 근로자 수의 2%에 해당하는 수만큼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 의무고용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엔 민간 부문이건, 공공 부문이건 예외가 없다. 그러나 검사, 경찰, 소방, 경호 공무원 및 군인 등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직종에는 부분적으로 예외가 있어 왔다. 1990년도부터 이러한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가 시행되었으나, 특히 교사라는 직업도 2005년까지 예외 직종에 포함되어 장애인 교사를 한명도 채용하지 않아도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교사는 심신이 온전한 존재라야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관념 때문이다.

장애인 교사만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효과적인 것이 없을 것이다. 교육 당국과 장애인들의 노력이 이를 위한 귀중한 첫발을 내디뎠다. 남은 것은 장애인 교사 임용이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사실, 중·고등학교는 교과별로 전공 교사가 가르치는 체제를 갖추고 있으나 예·체능 과목을 모두 담임교사가 맡고 있는 초등학교는 장애인 교사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하다. 더군다나 장난 많고, 안전사고 위험도 있는 저학년 아이들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예견한 것인지, 이미 초등학교엔 영어 교사처럼 특기과목에 더욱 전문성을 가진 전담교사제를 마련해 가고 있다. 이러저러한 제도적 뒷받침과 장애인의 고용 확대 노력에 힘입어 교사 직종에서 장애인 의무고용 예외 조항이 2006년도부터 삭제되어 올해 그 첫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 수요자인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장애인 교사를 어떻게 생각할까? 또한 동료 교사들은 장애인 교사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이것과 관련해서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는 주목할 만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에게 “만약 장애인 교사가 배치된다면 찬성하겠는가?”를 물어보았더니 2500여명의 응답 교사들 중 45.9%, 7400명의 응답 학부모 가운데 55.1%, 그리고 9400여명의 응답 학생 79%가 장애인 교사 임용에 찬성한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55.5%의 교사들이 학부모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교사들은 장애인 교사 임용의 가장 큰 걸림돌로 ‘학부모의 반발’을 꼽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 학부모와 아이들은 생각보다 열려 있었고 수용적이었다. 물론 교사들의 상당수도 긍정적이었으며 단지 알 수 없는 학부모의 반응을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의 장애인 교사 임용은 이미 성숙한 우리 사회의 자연스러운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교사만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효과적인 것이 없을 것이다. 교육 당국과 장애인들의 노력이 이를 위한 귀중한 첫발을 내디뎠다. 남은 것은 장애인 교사 임용이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장애인 교사들이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의 설치, 첨단 교육매체의 제공, 차별 금지, 인식 개선 교육 등의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많은 장애인 교사들이 당당히 제 소임을 수행하는 미래의 그림 속에, 경쟁에 찌든 우리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고운 동심이 다시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김언아/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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