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21세기는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인 사고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여기서 지식이란 본질과 이론뿐만 아니라 가치와 태도, 운동능력도 포함된다. 교육의 목표는 지식의 균형 있는 도야를 통하여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음악·미술·체육은 편의점에서부터 자동차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의 모든 곳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음·미·체 교과는 한층 더 강조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음·미·체 교과 확대’에 대해 왜곡된 인식이 늘고 있다. 현재 음·미·체의 내신 비중은 0%에 가깝다. 고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의 교과과정 선택에서 주당 음악시간은 전국 평균 0∼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개정안은 입시교육으로 시든 아이들에게 오히려 희망이 될 것이다. 음·미·체 교과 확대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늘어난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음·미·체를 내신에서 제외하려는 시도는 이미 2003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음악교육계에서는 그런 시도가 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이 계획은 백지화됐다. 음·미·체의 내신 제외는 분명 수업의 파행을 가져올 것이며, 문화적 토양이 약한 우리의 현실에서 문화교육의 공공성은 일거에 무너져 버릴 것이다. 문화는 일상으로부터 축적되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 1월12일 교육과정개정안을 내놨다. 달라진 내용은 이수 비율이 너무 낮은 기술·가정군과 음악·미술군을 큰 교과군에서 분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절차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전혀 문제가 없다. 사실 물리적인 시수 부담은 없다. 심적 부담은 입시교과에 있다. 현재 음·미·체의 내신 비중은 0%에 가깝다. 고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의 교과과정 선택에서 주당 음악시간은 전국 평균 0∼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로 볼 때 개정안은 입시교육으로 시든 아이들에게 오히려 희망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란을 넘어,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교가 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전문기관의 연구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권력 관료들의 탁상행정은 교육의 자주성을 해치는 행위다. 언론도 백년지대계를 계획하는 교육과정이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 대국적으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의견을 내야 한다. 학부모들도 더욱 멀리 내다보는 교육안으로, 학부모단체나 전문가 등을 통하여 전문적인 체로 걸러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왜곡된 여론의 책임은 선생님들에게도 있다. 시대에 맞게 내용과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 선생님들은 지금부터라도 ‘왜? 무엇을? 어떻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음·미·체가 중요하다’는 구호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무엇보다도,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사회적 교육과정 위원회’를 구성하여 급변하는 미래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시 운영하여야 한다.지금은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할 때다. 그렇게 할 때 입시문제만이 아니라 그로부터 생겨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학력(學歷)이 학력(學力)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영철/대구 성서고 음악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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