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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12 17:34 수정 : 2007.03.12 17:34

왜냐면

최근의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386’이라고 불리는 40대 전후층의 정치 경제적 선택이 매우 보수화하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일정한 기반을 형성하고 가장 왕성한 사회적 소임을 수행하는 위치로 볼 때 보수적 경향성이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을 변혁하고자 했던 386의 방향은 보수 우익적 대안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비난의 화살을 돌리며 ‘정권 교체’에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비판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도 하나, 또 한편으론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도 얘기하듯이 억울한 부분도 적지 않다. 거시경제 지표는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고, 다만 자본의 순환주기인 호황과 불황 사이를 넘나들 뿐인데도 이를 온통 참여정부의 문제로만 돌린다. 규모의 경제가 강화되고 경쟁이 더 살벌해지는 것은 자본주의가 살아 있는 한 계속될 양상이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민경제 파탄이나 양극화 심화를 참여정부의 문제만으로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 보수 우파가 집권하면 집값이 안정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해소될까? 그 계급적 뿌리가 이른바 ‘가진 자’들인 보수우익 집단이 과연 참여정부 이상으로 발벗고 나서서 노동자·농민, 도시 서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해결해 줄 거라고 진정으로 믿느냐 말이다.

참여정부의 실패에 대한 보상이 보수 회귀일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진보와 민주, 그리고 서민경제를 기치로 내거는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 가야 한다.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고유한 모순의 하나인 양극화의 문제를 진정으로 우려한다면, 개발독재 시절부터 가진 자의 편이었고 거기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는 집단이 아니라, 현 정부보다 더 왼편에 있는 정당이나 또다른 반자본주의 운동 집단에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다. 천억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사람이 어찌 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고 그들을 위한 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믿는가. 구중궁궐에서 영애님으로 자란 독재자의 따님께서 어떻게 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아파할 수 있겠는가. 수천억대 사기사건을 통해 배를 불리고 광주시민들의 피를 뿌리며 집권한 차떼기당이 양의 가면을 쓴다 한들 어떻게 그 속내를 감출 수 있다는 말인가. 극우보수 집단에는 언제나 매카시즘적 마녀사냥, 공작정치, 독재에 대한 향수가 스며 있다.

참모들의 아마추어리즘, 대통령의 진정성 넘치는 과욕, 야당과 언론에 대한 소아적 대응 등등 국가경영 경험이 없는 데서 오는 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실패에 대한 보상이 보수 회귀일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진보와 민주, 그리고 서민경제를 기치로 내거는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 가야 한다. 디제이(DJ), 노무현으로 이어져온 민주정권의 전통을 결코 내놓아서는 안 된다.

386들이여! 민주시민이 합심하여 세운 정권, 차떼기가 싫어 밀어준 정권, 지역주의에 편승하지 않은 심지 굳은 노무현이 좋아 밀어준 정권,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애정을 갖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남들이 욕한다고 대세에 편승해서 같이 팔매질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최소한 우리는 신문의 행간을 읽어 온 세대가 아니던가.

이성수 /서울 양천구 신정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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