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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22 18:54 수정 : 2007.03.22 18:57

왜냐면

최근 많이 등장한 웹(Web)상 신조어가 뭘까. 단연 ‘유시시’(UCC: User Created Contents)일 것이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이용자 생산 정보’ 또는 ‘손수제작물’이다. 그만큼 유시시의 열풍이 대단하다. 인터넷 포털에서 유시시를 검색해 보면 엄청난 정보들이 나타난다. 이런 매력에 정치인들과 인터넷 상품 기업들은 눈독을 들인다.

올 대선 주자들도 유시시에 민감한 모습이다. 이용자이면서 생산자인 네티즌들이 웹상에서 후보자들과 관련된 여론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선후보들은 유시시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최근 보도된 일간신문 제목들, ‘UCC, 인터넷 새 권력 … 대선판도 변수’ ‘UCC, 대선주자 네티즌 잡기 안간힘’ ‘2007년 대선은 UCC 선거전’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선 주자들에게 유시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각 후보캠프의 주도로 생산한 홍보용 UCC를 마치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제작 배포한 것처럼 포장해자신의 후보를 지지한 것처럼 속이는 대선 득표 전략은 당장 멈춰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 유력 후보군인 이명박·박근혜도 본격적인 유시시 경쟁에 나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팬클럽인 엠비(MB)연대는 인기 개그프로그램 ‘마빡이’를 패러디한 ‘명빡이’를 비롯해 ‘꼭지점 댄스’ ‘무조건’ 등 유시시를 생산 배포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유시시 사이트 ‘호박넷’을 개설했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100일 민심 대장정’ 유시시를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이들이 배포한 유시시는 대부분 동영상이다.

그럼 각 후보 캠프에서 제작·배포한 유시시는 그 본래 의미를 담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것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유시시가 아니다. 그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시시는 웹 동영상을 비롯해서 기사, 게시글, 댓글, 답글, 사진, 패러디, 애니메이션, 플래시 등 웹상의 일반 이용자들이 생산한 모든 콘텐츠를 말한다. 한마디로 네티즌이나 누리꾼들이 어떤 형태로든 인터넷 공간에 게시한 모든 정보들이다.

따라서 각 후보캠프의 주도로 생산한 홍보용 유시시를 마치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제작 배포한 것처럼 포장해 자신의 후보를 지지한 것처럼 속이는 대선 득표 전략은 당장 멈춰야 한다. 불특정 다수인 네티즌들이 웹 공간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배포하고, 이를 본 다른 이용자들이 자유로운 선택 속에서 확산과정을 거치면서 여론형성 기능을 담당한 것이 진정한 의미의 유시시이다. 이렇게 유시시가 네티즌들이나 누리꾼들에게 담론의 장의 역할을 할 때 참여 민주주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자신의 홍보도구로 일삼는 대선후보들이 각성해야 할 부분이다.

덧붙여서 콘텐츠 제작 투자비용 없이 네티즌들이 만든 콘텐츠를 쉽게 확보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인터넷 기업들의 상술도 경계해야 한다. 국민여론 기능으로서, 담론의 장으로서의 구실을 무시하고 오직 수익을 내는 상품화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인터넷 기업이 되지 말아야 한다.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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