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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12 21:46 수정 : 2007.04.12 21:46

왜냐면

세계의 여러 나라 학생들과 견줘 봐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단히 명석하고 창의적이다. 세계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성적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의 학업성취도 비교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자동차·전자·조선·영화·게임산업 등에서 우리가 세계를 주도해 나가는 것은 뛰어난 인적자원 덕분일 것이다.

요즘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릴 때부터 숨겨진 영재성과 잠재력을 계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2년에는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고, 2004년도에는 ‘수월성교육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2010년까지 전체 학생 중 1%에게 영재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박수를 보낼 일이다.

영재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노벨상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영재교육은 노벨상을 받게 하는 교육이 아니다. 노벨상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은 영재들을 오히려 노벨상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다. 만일 영재들이 노벨상을 받으려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외부의 준거에 맞추어 수정한다거나 타협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그 빛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아직 학문 분야의 노벨상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재들이 노벨상을 받으려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외부의 준거에 맞추어 수정한다거나 타협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그 빛을 잃게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영재들이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간단하다. 영재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주는 것이다. 노벨상은 신기루와 같아 그것을 찾아 헤매면 절대 얻을 수 없다. 영재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평생 그것에 매진하고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세계적 수준에 우뚝 서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참아내야 하는 고통이 적고, 인내심도 많이 필요치 않다.

영재교육이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위기가 올 수 있다. 그 방향이 다소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의 목적은 노벨상을 받는 게 아니라 영재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찾아 스스로 계발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각자 좋아하는 분야의 집중적 탐구에서 오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찾는 일이 영재교육의 기초다. 그러면 노벨상은 덤으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이신동 /순천향대 교수·한국영재교육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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