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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16 17:39 수정 : 2007.04.16 17:39

왜냐면

오늘은 세계 혈우인의 날이다. 지난 15일 한국코헴회(KHA) 주관으로 2007 세계 혈우연맹(WFH)의 표어인 ‘삶의 질 향상’을 주제로 국내 혈우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혈우인의 꾸준한 자활운동을 돕고자 전문 작업치료사의 강습을 통해 세라드 체조를 함께 배워보는 시간을 가지는 등 혈우인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나누는 마당이었다.

혈우병은 1만에 한 명꼴로 나타나는 희귀한 출혈성 질환이다. 원인은 정상적으로 피 안에 존재하는 13가지 혈액 응고인자 중 하나가 정상치보다 모자라 생긴다. 혈액이 응고되지 않아 출혈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반복되는 출혈로 말미암아 심한 통증과 관절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그래서 평생 부족한 응고인자를 주사제로 투여해야 한다. 치료과정에서 수혈과 혈액제재로 말미암아 국내 혈우병 환우들 중 25명이 에이즈에 감염됐고, 650여명은 시형(C형) 간염에 감염돼 혈우병뿐만 아니라 2차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코헴회는 이러한 고통을 겪는 국내 1800여 혈우병 환우를 돕는 단체다. 혈우인 스스로 건강과 복지 증진, 자활, 자립을 지원할 목적으로 1984년 활동을 시작했다. 좀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환경을 꾸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한-미FTA 협상서 수용한 ‘약값포지티브제도’로 희귀병 치료제는 의료 사각지대로 몰릴 판이다. ‘평생 투약병’에 대해선 대안을…

한국코헴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의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수용한 ‘의약품 선별 등재방식’(약갑 포지티브제도)이 그것이다. ‘의약품 선별 등재방식’이란 의약품을 보험급여 목록에 선별적으로 등재하는 제도를 말하는데,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약에만 보험 급여를 하려는 방책이다. 따라서 정부가 ‘약가 포지티브제’를 시행한다면 약값 인상이 예상되며, 결국 효능·효과 대비 값이 싼 의약품에만 보험 급여를 인정하게 될 것이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비 삭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희귀 질환자는 의료 사각지대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혈우병 환우로선 치료환경이 개선되어야 할 시점에 만난 돌부리인 셈이다. 혈우병은 질환의 특성상 때로는 비싼 치료비가 든다. 의료행위에서 오는 비용보다는 치료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대부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실적위주의 심사를 해 값비싼 치료비에 대해서는 의료비를 삭감한다. 의료비가 삭감되면 병원의 손실로 이어지고 병원의 손실은 환자 치료 기피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금도 혈우병 환자는 병원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실정이다.

한국코헴회는 혈우병 치료제 외에 기타 목적의 의약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정부의 약값 포지티브제에 찬성한다. 다만 평생을 투여해야 하는 혈우병 치료제를 두고서는 대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아울러 2차 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치료과정의 안전성을 높이고 효능이 좋은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면 한다. 정부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약값 인하 요인을 찾아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한다면 혈우병 환우의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의료보장성을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김영균 /한국코헴회 행정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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