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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3 19:50 수정 : 2005.03.23 19:50

남 얘기 하나 하자. 아프리카의 앙골라는 무려 500년동안 포르투갈로부터 노예사냥, 식민지배를 당했다. 그 긴 세월이라면 인간의 영혼까지도 증발시키고 남았을 것이다.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꿰뚫어 어른 주먹만한 먹통 자물쇠를 채워 죽인다든지, 점령자의 아이를 출산해야 맘에 맞는 동족끼리 결혼할 수 있다든지, 그 끔찍함은 말로 할 수 없었다. 1975년 쿠바와 소련 군대가 이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그런데 이 노예들이 서둘러 한 일이 무엇인가? 낡은 트럭에 이 고마운 해방군을 실어 국경밖으로 내모는 일이었다. 해방시켜준 것으로 끝나야지, 그걸 빙자해 군대가 머문다는 것은 색다른 억압의 시작일 뿐이란 게 이들의 믿음이었다. 이 나라는 불굴의 애국자 몇몇이 500년을 대 이어 독립의 불씨를 지켜왔던 것이다.

1945년 해방되어 2005년 오늘까지 외국군대를 우리는 안방에 주둔시킨 채 있다. 일제에 이어 색다른 억압이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자행되고 있으며 시도 때도 없는 미국의 전쟁위협은 마치 고양이 쥐잡아놀리듯 심심할 때마다 써먹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때는 친일했던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민족분열이 필연이라고 치자. 이제는 60년째다.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외국군대의 보호가 필요하다느니, 식민지가 축복이라느니, 민족반역자들이 활개를 치니 슬픈 일이다.

한겨레 가족만이라도 죽어야 한다. 자기를 낮추자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낮추고 낮추어야 단합이 될 것 아닌가? 우리에게 자존심이 있는가? 수치를 아는가?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땅에 태어난 생색을 한번쯤 내고 사라지든 해야할 것 아닌가! 주주총회가 끝난 뒤 항상 쓸쓸히 돌아가는 동지들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적는다. 김태갑/충남 보령시 신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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