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최근 들어 새터민들의 가족동반 입국이 증가함에 따라 새터민 청소년도 늘고 있다. 2005년 한해만 새터민 청소년 178명이 입국했고, 현재 남한에 정착하고 있는 새터민 10~19살 청소년이 1022명(2005년 12월 기준)에 이른다. 우리 정부 및 민간단체들의 사회적응 지원책은 새터민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기보다 새터민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새터민 청소년들의 경우 청소년이라는 특성상 주요 삶의 영역 적응과 건전한 성장에 필요한 지원 방식에서 새터민 성인과 많이 구분해야 한다. 새터민 청소년들의 수가 늘어나고 남한 사회 정착기간도 늘어남에 따라 나이·성별, 가족 유무, 진학 여부 등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응 양식이 이들 집단 안에서도 다양화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터민 청소년들의 사회적응 지원책은 청소년이란 특수성과 북한 이탈 청소년의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그들의 실정에 맞게 새로 짤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새터민 청소년들의 적절한 적응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자면 이들의 현황을 명확하게 조사해야 한다. 예컨대, 새터민 청소년들의 특성과 처한 상황 등 그들에 관한 정서·행동·인지적인 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특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초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 청소년기 충격적 외상 경험 극복되지 못한 채 남한사회에 내던져진다 건강한 재목이 될수 있게끔 적응지원책 세밀히 짜야 2006년 필자가 새터민 청소년 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 이들은 북한 이탈 과정의 경험이나 현재 남한에서의 생활 모습이 개인마다 달랐으며, 이런 과거 경험과 현재의 상태가 남한 적응 과정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 경험 중에서는 북한 및 탈북 과정에서의 심리적 외상의 정도, 현재 처한 상태 중에서는 남한 친구와의 친밀 정도가 새터민 청소년들의 남한사회 적응 및 심리적 문제에 두루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외상과 관련하여 약 70%가 넘는 새터민 청소년들이 한 가지 이상의 심리적 외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심리적 외상이란 충격적 사건에 노출된 정도를 말하며, 이런 충격적 외상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북한 생활 및 탈북 과정에서의 좋지 못했던 경험은 많은 새터민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충격으로 자리잡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경험이 충분히 극복되지 못한 채 이들의 남한사회 적응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터민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적응하도록 하자면 우선 과거의 부정적이고 충격적인 경험들을 극복할 수 있는 전문적인 심리 치료 등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남한 사람들과 새터민 청소년들이 서로 좀더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접촉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새롭게 뿌리내리는 새터민 청소년들에게 적시에 필요한 거름을 줄 수 있어야 이들도 미래 우리 사회의 큰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백혜정 /한국청소년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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