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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5 17:31 수정 : 2007.06.25 17:31

왜냐면

서울시 지정 생태경관보전지역이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식재와 조경 등으로 보전이 아니라 인위적인 경관 가꾸기에 치중하고 있다. 명실 공히 보전의 중요성 때문에 법을 활용해 지정한 보전지역이 이제는 시민관람용 공원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탄천과 방이동 습지다. 탄천은 하천으로는 유일하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지난해 강남 구간이 인위적인 식재 등으로 공원으로 변해가더니 이번에는 송파 구간이 장지지구 개발사업과 동남권 유통단지 조성에 따른 부대시설 공사로 마구 파헤쳐졌다. 이제 탄천은 인위적으로 식재된 규격화된 표본식물과 벌거벗은 땅, 중장비 차량들이 연상되는 도시하천의 일반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방이동 습지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 자연원시림을 연상케 했던 방이동 습지도 콘크리트가 발라지고 시설물이 중앙습지 앞까지 설치되면서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시설물 주위에는 인위적으로 식재된 매자기·원추리·금불초 등이 군데군데 규격화돼 보기 좋게 포장돼 있다. 보전지역이 아니라 꽃밭이라 불러야 하나? 울창했던 수림대는 사라지고 사방이 뚫려 이제는 밖에서도 습지 안이 훤하게 보인다.

탄천·방이동 습지
울창했던 원시림 사라져
시민편의라는 이유로
보전지역까지 파헤쳐져선 안된다

보전지역인 탄천과 방이동 습지가 훼손된 데는 말과 행동이 다른 행정가의 책임이 크다. 보전지역을 지정할 당시 시민들에게 함부로 출입하거나 훼손하면 안 된다고 하더니, 실상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한 것은 행정가이기 때문이다. 법을 제정하고 법에 따라 보전지역으로 지정하더니 있는 법도 무시하는 짝이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은 말 그대로 보전해야 할 지역이다. 자연환경보전법은 자연 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보전 및 학술적 연구 가치가 큰 지역, 지형 또는 지질이 특이하여 학술적 연구 또는 자연경관의 유지를 위해 보전이 필요한 지역, 다양한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지역 또는 생태계의 표본지역 등을 보전할 목적으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서울시도 이에 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개발의 한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하는 것은 마땅히 규제해야 한다. 핵심지역, 완충지역, 전이지역이니 하며 보전지역을 모호하게 구분하면서 본연의 목적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보전지역조차도 시민편의와 접근을 지나치게 고려하는 행정가의 마인드가 변하지 않는다면 서울의 보전지역은 갈수록 훼손될 것이다. 종국에는 보전지역 지정 자체를 철회해야 하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문제해결이 행정에 있음을 분명히 직시하고 훼손된 지역에 대한 세밀한 조사와 보전대책을 조속히 강구하기를 촉구한다.

이세걸 강동송파환경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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