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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03 18:07 수정 : 2007.09.03 18:07

왜냐면

교장 공모 출마 후기

지난 5월부터 두 달여에 걸쳐 진행되었던 교장 공모에 지원했던 후보자다. 지역신문과 방송에 ‘교장 공모제 연이은 잡음, 정읍 정산중 교사 학부모 지원 후보 달라 심사 공정성 갈등’, ‘교장 공모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 ‘정읍 정산중 교장 공모 선정 과정 시끌’, ‘정읍 정산중 교장 공모 선정 과정 철저 규명을’ 등의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학교 현장 조직적인 비리의 실질적인 가장 큰 피해자다.

도교육청은 최악의 결론인 공모 철회를 선택하여 꿈에 부풀었던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짓밟고 말았다. 잘못은 학교와 행정 당국이 저지르고 그 아픔과 상처는 고스란히 출마자와 학부모의 몫이 돼 버렸다. 앞으로 있을 교장 공모에서는 열정을 가진 순수한 지원자들과 학교 운영위원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의 사실들을 밝힌다.

1986년부터 21년 동안 교직생활을 해 온 필자는 지난 5월 정읍 정산중학교 교장 공모에 지원했다. 평소 대안학교 운영이라든지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 운영을 꿈꾸어 왔기에 참으로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휴일이면 지원할 학교를 오가며 학부모들의 희망 사항을 듣고 학교 경영의 큰틀을 짜기도 하며, ‘적어도 시골 중학교는 이렇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농어촌 중학교 운영의 모델을 꾸려 꿈에 그리던 학교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들떠 있었다.

농어촌중학교 모델을 그리며 지역주민의 지지를 입고 교장에 공모했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하는 교육위원은 조직적으로 농락하다
공모를 철회해 버리고 학생과 학부모의 꿈을 짓밟았다


그런데 연공서열을 타파해 교직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교장 공모제가 학교 쪽의 어이없는 잘못으로 좌초되고 말았다. 교장을 비롯한 3명의 교원위원들은 직속 상급 기관의 장학사를 1순위로 지지했고, 지역위원과 학부모위원 5명은 필자를 1순위로 지지했다. 그러나 점수 집계는 필자를 지지했던 지역위원과 학부모위원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1순위와 2순위의 합계 점수가 70∼80점 정도의 차이를 내며 교원위원 3명이 지지한 후보가 1순위로 결정이 돼 버린 것이다. 물론 직속 상급기관의 장학사라 어느 정도 눈치를 보고 알아서 좋은 점수를 주리라는 생각을 하긴 했으나 이렇게까지 조직적으로 철저하게 농락을 하리라곤 생각 못했다. 교장을 비롯한 교원위원들은 항상 ‘우린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 학부모와 지역위원들의 뜻을 존중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해 왔기에 더더욱 배신감이 더했다. 심사 과정에서 학부모와 지역위원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원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교장을 비롯한 교원위원들은 극구 변화를 막으려고만 했다.

정읍 산내면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의 요구는 사실 간단하다. 학교가 좀더 학생들을 책임있게 맡아 지도해 달라는 것이다. 사교육 시설이 전혀 없는 산골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적어도 학부모들이 일터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방과후 교육활동을 하며 자기 주도적인 학습력 신장과 바른 인성교육을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들의 뜻을 100% 수용해 9월1일치로 발령을 받게 되면 적어도 오후 6시30분까지는 학교에서 책임을 지겠으며, 양심적인 교사들을 설득해 함께 최선을 다해 교육하겠노라고 했다.

초·중·고교를 통틀어 공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학교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장의 헌신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젊고 참신한 교장이 학교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학교는 지금 헌신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 그리고 감성적인 리더십에 목말라 있다.

변화가 느리고 보수적인 집단인 교육계가 혁신을 위한 정책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직 수성만을 고집한다면 교육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할 수밖에 없다. 제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겸손하면서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교육이 항상 맑고 밝고 실하길 빌어 본다.

오창록/전북 정읍시 정산중 학교장 공모 지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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