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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27 18:36 수정 : 2007.09.27 18:36

왜냐면

학교운영위원과 급식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초등학생 두 아이의 아빠다. 우리는 학교 급식과 관련된 문제라고 하면 언제나 제일 먼저 학교장과 급식 관련 납품업체와의 비리를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학교급식 현장의 열악한 조리시설, 불결한 환경, 유해한 식재료가 더 큰 문제라는 것인가? 아니다. 학교급식 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꾸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관심으로 조리시설과 환경적인 부분들은 크게 개선되었고 식재료 또한 질적으로 향상되었다.

정작 학교급식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급식된 많은 양이 아이들로부터 외면당한 채 그냥 버려진다는 것이다. 하루 급식 인원이 1500여명인 우리 학교의 경우 한해 급식 예산이 약 5억원 정도 된다. 이를 전체 급식일로 나누면 하루 급식 비용으로 약 250여만원이 든다. 그런데 평균적으로 버려지는 양이 약 3분의 1이니까 날마다 80여만원 정도가 버려지는 셈이다. 한 달(급식 일수 20일 기준)이면 1600여만원, 1년(급식 개월수 9개월 기준)이면 1억4천여만원이 그냥 버려진다는 것이다. 직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학교를 합하여 계산하면 실로 엄청난 액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버려지는 아까운 음식 그 자체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의 영양 공급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즉 학교급식은 한 끼의 점심식사에 한 아이가 필요한 칼로리와 영양분을 담아 제공되는데, 아이들이 식사를 적게 해 그날에 필요한 충분한 열량과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진다. 다시 말해서 수치상으론 충분한, 아니 그 이상의 영양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결과는 영양 공급량에 비해 영양 손실률이 지극히 높다는 것이다.

수치상으론 영양공급 충분하지만
3분의1을 버리니 영양손실률 높다
담임선생님 급식지도 무엇보다 중요
정량 배식 하게끔 음식모형 설치와
계량화된 조리법 벗어나길 제안한다

이에 급식소위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본 몇 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담임선생님의 급식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반은 남는 음식이 거의 없는 반면 어떤 반은 절반 이상이 남겨 버리는 것을 보았기에 그렇다. 어느 선생님께서, 자기 반 아이들에게 학교급식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면서 급식 지도를 한 결과 1년이 지난 후 그 아이들이 같은 학년 옆반 아이들보다 키도 체격도 더 커졌더라는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점심식사 시간이 즐겁고 차분한 교실은 남는 음식도 많지 않았다. 반면 소란스러운 교실은 남는 음식도 많았다. 다음은 가정에서 학부모의 구실인데, 아이들이 학교급식에 잘 적응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영양교사와 조리종사원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영양교사는 수치화되고 계량화된 과거의 식단과 조리 방법에서 벗어나 영양가 있으면서 맛도 나는 식단이 되도록 연구 노력하고, 조리원들 또한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든다면 분명 아이들은 그 정성과 노고에 음식을 많이 남기지 않는 것으로 보답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조리종사원들이 처해 있는 낮은 보수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엄마만큼의 정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들의 처우 개선과 더 나은 조리환경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또 다른 관점에서 문제 해결 방안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저학년용과 고학년용 음식 모형을 만들었으면 한다. 자율배식을 하는 아이들도, 지켜보는 선생님도 얼마만큼의 양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량인지 모른 채 배식이 교실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달에 한 번 아버지들이 자기 자녀들이 다니는 교실에 들어가 함께 식사하면서 담임선생님과 함께 급식 지도를 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 모두의 소중한 보물인 우리 아이들을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 모두 학교급식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강림 김포시 금파초등학교 급식소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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