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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03 18:44 수정 : 2008.01.03 18:46

왜냐면

무선통신기만 부착하는 것뿐 아니라
기사 인성교육 등 내용을 채워야 한다
일본 엠케이택시가 모범 사례
공무원 성과주의 발상으론 성공못해

브랜드는 목장 주인이 자기네 소임을 분명히하고자 소 엉덩이를 불로 지진 불도장에서 유래했다. 초기 브랜드 개념은 이처럼 남과 나를 분명하게 구분짓는 ‘아이덴티티’ 개념이었다. 그러다가 다른 목장의 소와 차이점을 매기는 평가라는 개념과 더불어 그 목장 주인의 철학까지를 포함한 ‘차별화’란 개념으로 발전하게 됐다.

일본의 엠케이(M·K) 택시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것은 유봉식 회장의 인간 중심 철학과 자사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봉식 회장은 처음 택시회사를 운영하면서 자기 회사에 종사하는 운전기사들의 생활안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서비스의 주체인 인간중심의 경영마인드가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하면서 단숨에 성과를 내느라 택시기사에게 운전복을 입힌다거나 택시에 무선 통신기를 단다거나 하는 데만 치중했을 뿐 소프트웨어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한국에 가면 택시를 타지 말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택시문화는 국제적 망신 수준이다.

현재 정부와 각 지자체가 다투어 시행하는 택시 브랜드화 내용인즉,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혀 하지 않고 기존의 콜택시에다 카드결제기, 영수증발급기만 설치하는 정도다. 이는 택시업계에다 돈만 퍼주는 지원사업이요, 통신업체만 배불리는 사업이다.

브랜드란 그 기업만이 가지는 기업 이미지면서 기업 가치다. 브랜드 사업은 일본의 엠케이택시의 경영철학을 배워야 한다. 그 회사는 운전자들의 생활안정과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본정부와 택시회사들이 택시 요금을 인상하려 할 때, 오히려 택시요금을 내리는 방식으로 서비스 정신을 구현하기도 했다. 경영이 어려울 때는 운전기사 부인들이 거리에 나와 엠케이택시를 알렸다. 콜 서비스도 자체에서 운영하며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이처럼 소프트웨어의 섬세한 작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브랜드 택시안을 보면, 비용은 지자체가 대고 운영은 통신회사가 맡으며 택시회사는 택시와 운전기사만 제공한다. 택시회사마다 사업주의 경영철학과 근무 여건, 임금 체계 등이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통신회사가 주체가 돼 운영할 것이며 택시회사나 택시기사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할 것인가? 운전기사들 쪽에서는 브랜드 택시가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해지해 버리면 그만이다. 아니 실제로 대부분 법인택시기사들이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달에 4만원이라는 통신비만 추가로 더 내게 된다면 누가 그것을 달고 다니겠는가?


2000년 대전 법인택시 26개사가 운영한 대전 연합콜의 실패 사례를 분석한 보고서를 2005년에 작성한 적이 있다. 대전연합콜 사업을 평가 해보면, 브랜드 택시에 종사하는 근로자 상호간에 동료의식과 책임감이 부족했고, 생활안정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체계적인 서비스 교육과 행정관청의 지원이 부족했다.

그런데 현재 브랜드택시는 과거 대전연합콜과 다를 바 없다. 당시는 택시회사들이 운영했는데도 실패했는데 하물며 이번에는 주체가 빠진 통신회사가 운영한다. 서울시의 브랜드사업을 보면 서울택시 7만2000여대 중 절반에 가까운 3만3000대를 브랜드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우스운 이야기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택시 전체를 브랜드화하는 것은 어떻겠는가?

영광굴비가 최고의 상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영광에서 직접 잡아 그곳의 좋은 자연환경에서 말렸기 때문이지, 조기를 중국에서 수입해서 그곳에서 말렸다고 영광굴비가 되는 게 아니다. 브랜드는 그 기업만의 차별화 전략이다. 지금과 같은 소규모 택시회사가 아닌 대형화된 택시회사가 자기 브랜드에 경영철학을 담아 택시기사들의 인성교육을 시키고 생활안정을 담보할 때 성공하는 것이지 중구난방식 브랜드 사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공무원들의 성과주의 발상은 결국 퍼주기식 사업이란 논란만 부를 것이다.

김기학/대전 서구 탄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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