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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20 18:47 수정 : 2008.03.20 18:47

왜냐면

반론 / 민노당 학생위원장의 글을 읽고

3월18일치 <한겨레>에 실린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 박주현씨의 글을 읽었다. 같은달 13일치에 실린 ‘박노자 칼럼’(젊은이들은 왜 등을 돌렸을까)에 대한 반론이었다. 박노자 교수와 일면식도 없지만, 제기된 반론에 변호하고 싶은 바 있어 끄적여본다.

박 위원장은 젊은이들이 민노당으로부터 등을 돌렸다는 칼럼의 지적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한다. 학생당원이 5천명이 넘고 지금도 꾸준히 입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칼럼의 비판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적어도 내가 읽은 바에 따르면 칼럼이 비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 두 가지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 믿는 20대 유권자가 진보당에 투표하지 않는 것, 그리고 핵심당직 등 당내 주요활동에서 20대가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당내 많은 학생당원들이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은 적절한 반론이 아니다. 제대로 반박하고자 했다면 칼럼이 제시한 노르웨이나 스웨덴의 예처럼 핵심당직이나 국회의원에 천거된 20대가 있고 그에 따라 대다수 젊은 유권자들이 진보당을 지지했음을 보여줘야 했다.

그렇다면 재차 반박은 가능한가. 불행히도 대답은 ‘아니오’다. 각 당마다 20대 지지자를 위한 모임이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책자문이나 서포터스에 불과하다. 민노당도 5천명의 학생당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호언했지만, 과연 그들이 얼마나 주도적인 위치에 있는지는 되물어야 할 것이다. 실제 칼럼의 지적대로 20대 대부분은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찍었다. 진보당 후보가 얻은 표는 그 12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사실상 대학가 현실을 체감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요즘 대학에서 학생회나 진보정치권이 벌이는 다양한 시위와 운동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진보운동의 메카도 다 옛말이다. 학생회 선거에서조차 “학생운동 한다”는 말이 금기사항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에는 42개 대학 학생회가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일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박노자 교수의 글에 공감한다. 민노당은 20대 정당인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지도 못했고, 20대 유권자가 적극 공감할 만한 정책과 공약을 내세우지 못했다. 5천, 6천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들 그것이 99%의 대학생들에게서 격리된 1%의 대학생이라면 무슨 소용일까.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과 꾸준한 한 길을 지지하며 ‘격리된 1%’의 유권자임을 자임해왔다. 5천명 학생당원들의 열의와 민노당원들의 수고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비관주의자가 될 생각도 없다. 그저 대선과 변화한 대학사회를 통해 드러난 젊은 진보의 위기를 진보당들이 겸허히 수용해주길 바랄 뿐이다. ‘박노자 칼럼’에도 나왔듯이 20대의 반수는 여전히 자신을 진보성향이라 믿고 있다. 그들에겐 다만 자신을 표현할 기회와 마땅한 의제가 없는 것일지 모른다. 최근 한국청년연합 등 5개 청년단체와 일반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20대 국회의원을 만드는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등록금 인상, 취업난 같이 그들 살에 와닿는 정책을 제시하고 기성정치권에 무관심해진 젊은 유권층을 각성시킬 것이라 한다. 그들 소식에 반가워할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줄로 믿는다. 20대 젊은 진보, 그 뜨거운 심장은 아직 식지 않았다.

이미지/대학원생·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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