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온나라 화병화병이 풍병으로 발전하지 않으려면
막힌 기혈을 뚫어야 한다
촛불의 일침을 맞으라
대통령도 정신이 후다닥 들 것이다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유언은 뜻밖에도 소박하다. 유언장은 유산 배분 내용이 전부고, 마지막 말이랄 묘비명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단순하다. “여기 묻힌 유해가 파내지지 않도록 예수의 가호가 있기를. 이 돌무덤을 보존하는 자에게는 축복이 있을 것이며, 나의 유골을 옮기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으리라.” 다시 말하지만, 대문호의 유언치곤 참 소박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그가 숨진 17세기 영국에서는 무덤이 함부로 파헤쳐져 유골을 잃거나 도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비명 덕을 봤는지 그의 무덤은 지금도 잘 보존돼 있다. 큰 작가 셰익스피어는 죽음 뒤의 안전이 두려워 소심한 저주를 비명에 새겼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생전의 안전이 공포라 거리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이 미국 한 번 다녀온 뒤로 식탁 안전이 무너져 버렸다. 저번 대선의 투표율 따위는 따지지 말자. 아무튼 그는 국민이 직접 대통령으로 뽑은 이니까. 그러니 그에겐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이 있다. 외국과 협약을 맺을 권리 또한 있다. 그렇다고 국민 목숨을 담보로 잡고, 국가의 주권을 쓰레기처럼 내던지며, 국민 일부가 잘먹고 잘살자고 광우병 쇠고기를 밥상에 차려 내놓으라고 누가 그랬는가. 대체 무슨 권리로 대운하를 파고(안 한다고는 하지만 미덥지 못하다), 대체 무슨 배짱으로 과거를 묻을 권리를 일본에 거저 넘겨주며, 대체 무슨 마음으로 언론계를 제 수하들로 채우려 하는가. 우린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았지, 종신 총통이나 황제의 홀을 쥐어준 게 아니다. 대통령 한 사람 덕분에 대한민국 온국민이 병들어 가고 있다. 병명은 화병이다. 대한민국에서만 나타나는 화병은,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데, 강한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참고 인내하는 데서 오는,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가리킨다.” 국민이 화병에 걸렸다. 왜 촛불시위에 여성들이, 어린 학생들이 많이 나오는지 아는가. 화병이 걸려서 그렇다. 울화통이 치밀어서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 없기에, 먹을거리 살림살이 책임지는 주부들이 유모차 끌고 나오는 것이다. 미국과 추가 협상을 했다. 그 결과 검역주권도 되찾고, 30개월짜리 이상 되는 쇠고기는 들여오지 않게 됐다고 조·중·동은 말한다.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벌써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해석이 다르다. 우리 정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국민이 납득하기 전에는 무기한 안 들여온다고 하는데, 미국은 무슨 소리냐며 모르쇠를 놓는다. 그저 잠정적인 연기일 뿐이란다. 대체 무엇을 보장받았다는 것인가. 미국은 동물기업 테러법이란, 전세계에서 유일하고 황당한 법안이 있는 나라다. 쇠고기 회사 이익을 법으로 지켜주는 나라다. 미국 농무부란 데는, 자기 돈 들여서 모든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를 하겠다는 청원을 거부하고, 소송을 해서라도 막는 곳이다. 그런 농무부가 보증을 해? 소가 웃을 일이다.
화병이 무서운 것은 풍병이 뒤를 잇기 때문이다. 풍병은 중풍이요 마목이며 불인이다. 중풍은 태풍이 휩쓸고 간 뒤처럼 온몸이 황폐해진 병이다. 팔다리를 못 쓰고 말도 못하고 자리보전하고 누워 똥오줌 받아내야 하는 병이 중풍이다. 불인이며 마목은 팔다리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감각 장애가 나타나 뻣뻣해지고 감각이 죽는 병이다. 화병이 풍병으로 발전하지 않으려면, 막힌 기혈을 뚫어야 한다. 정문일침(頂門一鍼), 정수리 백회혈에 쇠를 갈아 만든 날카로운 침을 놓으면 정신이 후다닥 든다. 국민이 내리는 일침을 달게 받으라. 촛불이야말로 나라의 병을 고치는 바른 처방이다. 한일수 대전 두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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