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59년 만에 직항 개설하고 상주처 설치중국-대만 인적·물적교류 본격화 ‘승-승’
남북은 거꾸로 잘나가던 관계 단절 ‘패-패’
중국과 대만의 거리 좁히기가 가속되고 있다. 이는 특히 국민당의 마잉주 집권 이후 현저하다. 남북한의 거리 벌리기도 가속되고 있다. 이는 특히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현저하다.
마잉주 대만 총통의 중국 다가가기는 매우 전략적이다. 그의 경제전략의 핵심은, 중국 대륙을 디딤돌로 해서 대만 경제를 비상시켜 세계시장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개선을 기반으로 한 대만의 기술력과 자본, 그리고 중국의 노동력과 자본의 대결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새 정권의 이런 자세는 중국으로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우선 대만은 장차 통일해야 할 상대다. 아울러 현재는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뿐만아니라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통한 국력 부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재의 중국으로서는 기술력의 부단한 개선이 절실하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중국의 기술력으로서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최첨단 수준을 제대로 응용하며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의 중국에는 한국이나 대만과 같은 중진적 기술력이 더 적합한 것이다.
이런 상호 의존적 필요성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시기에 방중한 대만 국민당의 우보슝 주석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3일에는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의 천윈린 회장과 대만 해협교류기금회의 장빙쿤 이사장이 베이징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양쪽은 오는 7월4일을 중국-대만 59년 분단사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날로 기록하자는 데 합의했다. 분단 이후 최초로 중국 도시 5곳과 대만 도시 8곳에서 18편의 직항 전세기를 취항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더해 양측은 원만한 상호교류를 위한 상주 판사처 설치 및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응급 협조체계 가동에도 합의했다. 그런데 이는 곧 그동안 닫혔던 중국-대만 사이 빗장이 활짝 열리며 인적·물적 교류가 본격화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7월4일에 중국의 방문단이 대만을 시범 방문한 뒤, 7월18일께부터는 중국 대륙으로부터 매일 최대 3000명이 대만을 관광할 수 있으며, 1년이 지난 뒤에는 방문 인원 제한도 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은 중국-대만 다가서기는 2008년 대만의 경제성장률을 애초 전망치인 4.8%에서 5.0%로 높여 잡게 하는 등, 벌써부터 대만 경제에 훈풍을 가져다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의 한 조선족 동포 교수는 “중국과 대만의 협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미 군사적 대치국면의 해소까지도 합의한 상태”라고 했다. 그런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중국은 지난 10일 댜오위다오섬(일본명 센카쿠열도) 주변에서 발생한 일본 순시선과 대만 어선의 충돌사건에 대해 대만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이 “일본이 불법적인 순시 활동을 전개하다 대만 어선과 충돌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경제협력을 넘어선 중국-대만 전방위적 협력을 암시하는 것이다.
전술한 동포 교수는 최근 북한 고위 관리들과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그들은 “이명박 정권은 왜 잘나가던 남북관계를 결단내는가”고 푸념했다고 한다. 북한은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우리끼리”의 협력으로 대체하려 했는데, 왜 다 된 밥에 재 뿌리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닫혔던 빗장을 활짝 열어젖히며 경제성장률도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국과 대만. 이에 비해 열기 시작한 빗장을 조여 매며 경제성장률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남한과 북한. 이렇듯 한쪽은 ‘승-승’을 향해 달리고 있고, 다른 한 쪽은 ‘패-패’를 향해 달리고 있다.
우수근 상하이 동화대 교수·국제관계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