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그 속에 홀로 남겨진 우리 아이들의 눈물입니다. 직업 없이 거리를 맴도는 허탈한 노숙자들의 눈물입니다. 질병으로, 불치병으로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딱한 이들의 애처로운 눈물입니다. 가정을 책임지지 못하는 슬픈 가장들의 눈물입니다 … 저는 1945년 해방둥이로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6·25와 4·19를, 5·16과 민주항쟁 등을 모두 거쳐 본 그저 평범하게 사는 소시민입니다. 6년 전,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고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지지율이 60%에서 10%대로 떨어졌습니다. 지지율이 무엇입니까? 그건 국민의 마음입니다. 저의 마음도 착잡합니다. 촛불이 전국을 뒤덮던 날 밤, 청와대 뒷산에 홀로 앉아 본인이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을 국민의 입을 통해 자신이 듣고 있었다는 대통령 말씀을, 우리 모두 참담한 심정으로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저의 선택에 후회를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공과 중 항상 공(功) 쪽에 더 무게를 두고 봐 왔기 때문입니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우리를 사랑하듯이, 국민도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정치인들이 우리 국민을 걱정하듯이, 우리도 당신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졌으나 야당 지도자들의 지지율도 별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국민이 모두 쇠고기나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한다고 생각지 마세요.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든 촛불의 의미는 좀더 서민을 위하는 정책을 심사숙고해 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든 촛불의 의미는 야당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어느 특정 단체를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진정 국민을 사랑하고 위하는, 스스로 실천하는 대통령의 정책이 있다면 우리는 두손 들어 환영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또 기쁨의 촛불을 들 것입니다. 이제 정치하는 분들은 밤마다 거리에서 밝게 비추는 촛불에만 시선을 두지 마세요! 그 촛불이 흘리고 있는 눈물 또한 보셔야 합니다. 수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그 속에 홀로 남겨진 우리 아이들의 눈물입니다. 직업 없이 거리를 맴도는 허탈한 노숙자들의 눈물입니다. 질병으로, 불치병으로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딱한 이들의 애처로운 눈물입니다. 100만이 넘는 가정을 책임지지 못하는 슬픈 가장들의 눈물입니다. 오늘도 음지에서 숨어 울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눈물입니다. 지난주엔 대기업 총수가 음성 꽃동네에서 청소하고 아기 씻기는 사회봉사를 했다고 합니다. 정치하는 분들! 경제계를 이끄시는 분들! 종교계의 지도자 분들! 그리고 돈 많은 분들! 이제는 여러분들이 촛불을 들어 주세요!! 밤하늘을 공허하게 하는 그런 촛불이 아닌, 진심 어린 사랑의 촛불 말입니다. 그리고 촛불이 흘리는 눈물을 감싸 주세요.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작은 촛불들이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밝게 비추길 마음 깊이 빌어 봅니다.김경현 서울 강동구 둔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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