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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11 19:12 수정 : 2008.08.11 19:12

왜냐면

주식투자 비중 확대 기금운용 개편안
고수익 추구 논리에 고위험 내포
국민연금은 의무가입 안정성 담보돼야
안정성·수익성·공공성 균형 맞춘
노후 비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얼마 전 부임한 국민연금공단 박해춘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금 수익률을 2%포인트 높이기 위해 주식투자 비중을 작년 말 17.5%에서 2012년 말까지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때마침 정부의 소수 금융전문가 중심의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화하고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한다는 기금운용 체계 개편안이 발표되고, 2008년도 상반기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결과 주식투자에서 4조2600억의 평가손실(채권 4조8000억의 수익, 전체 수익률 2.4%)이 발생하였다는 보도가 맞물리면서 기금운용 방향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 체계 개편 방안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금융전문가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를 본뜬 것이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는 자산의 약 65%를 주식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 연기금 운용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같은 기금운용 체계를 갖추고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232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기금을 공격적으로 운용했다면 현재 2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익성 중심의 기금운용은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에 대한 논의는 제외한 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처럼 소수 금융전문가에게 국민연금기금을 맡겨 독립적으로 운영하자고 한다.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성격의 주장이다. 어떻게 국민의 피땀 어린 보험료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을, 그것도 앞으로 2600조원에 달할 기금을 소수 민간인에게 통째로 맡기자는 주장을 할 수 있는가?

기대수익에 따른 위험까지 고려하여 가입자가 직접 선택이 가능한 민간펀드와는 달리 국민연금은 의무 가입으로, 가입자의 위험 선택 없이 기금이 조성되고 운영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국민연금기금의 특성 때문에 기금운용은 무엇보다도 안정성이 중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했다가 몇 달 사이에 1조원 가까이 평가손실을 봤다거나 ○○에셋이 작년 가을 설정한 4조원의 펀드에 손실이 30%에 가깝다는 언론보도는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보기라 할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여러 주장들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는 결국 소수의 금융전문가에게 국민연금기금을 맡겨 공격적으로 운용하게 되면 연금기금의 안정성은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국민의 소리인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기금을 투기 자본화하자는 주장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수익성만 추구하는 기금운용 체계 개편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 연금 지급의 책임 준비금인 국민연금기금의 특성을 고려한 기금운용방향 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즉, 안정성·수익성·공공성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측면에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가입자 대표의 중요성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계문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사회연대연금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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