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10.12 22:53 수정 : 2008.10.12 22:53

왜냐면

미 쌍둥이 적자 국채로 메우고
10년간 파생상품 늘려가며
달러 수요 창출로 가치 하락 흡수
공급과잉 은폐되며 위험성 누적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 재점검 등 대비를

달러화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60% 이상의 결제수단인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한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미국은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무역수지적자)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는데 이 부족분을 미국 재무성 발행의 ‘국채’로 메워 왔다. 이른바 쌍둥이 적자는 심화되었고, 그 이자를 다시 국채를 발행해서 메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 재정지출의 3위 항목이 되었다. 달러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게 원칙이나 그동안 이를 지탱해 준 것은 달러화에 대한 수요였다.

또 다른 수요는, 파생금융상품을 통해 지렛대 원리를 극대화한, 달러 수요 창출을 통해 가치 하락을 흡수했다. 미국 국채가 발행되면, 이를 담보로 또 차입을 하고,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고, 다른 통화와의 변동위험을 사고팔았다. 또 이 파생된 자산을 담보로 금융상품을 만들고, 이 위험성을 수치화해서 사고파는 식의 구조로 달러 수요가 창출돼, 달러의 공급 과잉이 숨겨져 왔고 위험성은 누적돼 왔다.

파생금융상품의 급팽창은 최근 10년 이내의 일이다. 일시에 현금화를 원할 경우, 또는 일시에 거래가 청산되어야 하는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전세계에 도미노로 확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7000억달러를 빠른 시일 내에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돈이 많이 풀리면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다. 현재까지의 달러가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 손실을 본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망해야 하는데, 아직 누가 언제 망할지 모르므로 여유가 있는 곳도 평소와 달리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부터 돈줄이 막히니 주변국들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이 수출 중심국가의 경우, 그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국은 여기에 조만간 금리를 더 내려 자산폭락과 경기침체를 막아야 하는 형편에 놓여 있다. 돈을 ‘더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계부채 문제는 아직 해결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언 발에 오줌 누기’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자본시장의 세계화란 미명하에 금융산업이 무장해제를 당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자본 이탈은 구조적으로 가장 용이하다. 가장 많은 외화 이탈국이 바로 한국이다. 일본은 장기 불황과 은행 부실을 겪으면서도 서구 금융자본에게 은행산업을 넘겨준 적이 없다. 몇 년 전 프랑스도 한 은행이 부실 위험에 처하자, 이튿날 전격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영화했다. 미국도 최근 프레디맥과 패니메이를 사실상 국영화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 곳간을 내준 우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순간적인 달러 가뭄은 재무제표상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춰야 하는 12월을 정점으로 해서 한풀 꺾일 것이다. 또한 한국과 같이 수출주도형 국가들은 대외결제수단에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최근 단기 외화자금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려면,

금융결제원을 통해 거래되는 외환콜시장(국내 단기 외화자금 조달시장)에서의 거래만큼은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 국내금융기관간 외화거래의 유동성을 도와줘야 한다. 여유가 있는 국내 금융기관조차 다른 국내 금융기관에 외화자금을 풀지 않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은행들의 수출환어음을 담보로 자산유통화채권(ABS)을 발행해 외화를 조달해야 한다.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면, 은행들은 기업들이 수출하고 받은 수출환어음조차 매입할 수 없게 되고, 이 경우 수출마저 제약을 받게 되어 경상수지가 더욱 악화되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특히 동유럽), 남미의 일부국가들, 동남아의 일부국가들로부터 촉발될 외환 지급불능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초긴축 가능성을 감안한 외환 수급정책을 펴야 한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그런 일은 다시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제통화기금의 주요 주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인데, 자신들의 집에 불이 났기 때문에 아무도 돈을 댈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다.

박경모 (주)바사코퍼레이션 대표이사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