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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지하철의 ‘목마’ 선행 훈훈 힘들어 하는 아이 번쩍 들어올려 |
지난달 29일 오전이었다. 아침 일찍 지하철 7호선을 타고,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마침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이어서 늘 그렇듯이 지하철 안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고, 그 날따라 더욱 심해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지하철에 탄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역에서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한 아주머니가 지하철에 올랐다. 바쁜 일이 있는지 두 사람은 더 이상 타기 힘들 정도의 지하철의 틈을 비집고 겨우 승차했다. 그런데 점점 더 사람들이 많아지자 모두들 서 있기도 힘들고, 숨도 편히 쉬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어른들마저 힘들어하는 그런 상황에서 그 아이는 키도 작은 지라 어른들의 엉덩이쯤에 얼굴이 있으니 더욱 힘들어 했고, 엄마로 보이는 그 아주머니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마저 그 아이를 걱정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그 때 양복을 차려입고 서류가방을 들어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 분이 그 아이를 번쩍 들어 자신의 목 뒤에 목마를 태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조금만 참아라” 하며 다정하게 말을 건네고, 고마워하는 아주머니와도 다정하게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광경을 보던 사람들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사람으로 가득 차 짜증나기 쉬운, 삭막한 지하철 안에서 모처럼 아침부터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라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향미/서울시 노원구 공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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