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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한국어시험 주먹구구 고사장따라 입실시간 달라 |
한국방송이 주최하는 2회 한국어능력시험을 신청했다. 작년 8월에 비해 선택할 수 있는 고사장의 수는 줄어든 반면 1만5000원이라는 응시료를 냈다. 시험 전날 한국방송 한국어능력시험 홈페이지에서 "9시 30분까지 입실해주십시오"라는 공고를 확인했다. 그리고 시험 당일, 잠실 일대에서는 마라톤 대회가 열려 교통이 전면 통제되었다. 비가 왔고 고사장인 잠실중학교로 가기 위해서는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잠실중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9시46분. 시험시각이 10시였기 때문에 별 걱정은 하지 않았으나 잠실중학교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많은 수험생이 그 앞에서 진행요원과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15분을 그렇게 티격태격하다 10시를 알리는 종이 울린 뒤 수험생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만약 이 시험이 KBS의 입사시험, 그 자체였다면 늦게 온 수험생에게 입실을 금지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으로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능력시험이 토익이나 토플처럼 단지 국민들의 한국어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고 한국방송이 이를 주최만 한 것이라면 1만5000원이라는 응시료를 낸 수험생의 입실을 굳이 거부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 둘째, 부족한 고사장과 시험당일 교통 혼잡에 대한 한국방송의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한국어능력시험이 토익처럼 여러 지역 고사장에서 시험이 이루어졌다면 그 책임 또한 수험생의 몫일지 모르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택한 선택에 대한 책임까지 수험생의 몫으로 돌리는 한국방송쪽의 처사가 무성의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셋째, 당일 잠실중학교 정문 진행요원의 불친절함과 여러 고사장의 형평성 문제이다. 오전 9시30분 이후 입실을 금지한 잠실중학교와는 달리 다른 학교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은 9시55분까지 입실이 가능하였다. 만약 9시30분 이후 입실이 전면 금지되었다면 모든 학교에 그 원칙이 적용되어야 정당한 원칙이 아닐까. 또한 당일 잠실중학교 정문 진행요원의 불친절함은 공영기업 한국방송에 대한 쌓아왔던 좋은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유나영/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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