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4700만명 의료혜택 못받고 빈부 양극화 심화시킨미국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 파탄에
미국민은 위기 해결사로 오바마를 택했다
세계사적 흐름은 진보를 원한다
이제 대한민국 진보도 미래를 말해야 할 때 이번 가을 역사적인 두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에서 발생했다. 두 사건은 지난 20세기 후반의 세계사 흐름을 바꾸어 이제 21세기 전반의 새로운 세계사의 흐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건은 바로 미국 금융위기 발생과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이 두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지만 그 역사적 의미는 하나다. 그것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어 80년대 본격화된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는 미국의 보수주의 정치,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의 종언이다. 지난 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예측했던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해 발간한 그의 저서 <미래를 말한다>에서 현재 상황을 다시 한번 예측했다. 크루그먼의 말로, 미국은 1929년 대공황과, 그로 인한 3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대통령 당선, 그 이후의 뉴딜 정책의 성공으로 중산층의 나라, 복지국가, 경제성장과 평등이 조화된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그 시기 대통령은 대체로 민주당 출신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시작되어 80년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으로 본격화된 보수주의 정권, 신자유주의 경제시스템으로 말미암아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불평등과 불균형이 심각해졌다. 그리고 그 시기 대통령은 대체로 공화당 출신이었다. 이번 가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지난 30년 동안 유지되어 온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의 붕괴를 뜻한다. 실물경제의 발전 없이 금융만이 과다하게 확장되어 심각한 수준으로 커진 거품이 드디어 터진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가 과잉 유동성으로 거품이 발생했고, 그로 말미암아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융자산 확장을 초래했다. 자료를 보면 전세계 국내총생산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80년 109%에서 2005년 317%로 세 배나 늘었다고 한다. 금융위기는 잠시 주춤한 듯하나 앞으로 어떻게 더 확산될지 모르고, 무엇보다 당분간의 실물경제 침체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그것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될 것인지, 아니면 2~3년 내에 경제가 회복될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한다. 첫 흑인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의 당선은 지난 30년의 보수주의 전성시대, 공화당 전성시대의 종언 이상의 의미다. 크루그먼은 지난 30년 동안 극단적인 보수주의 정권이 미국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흑인에 대한 백인의 혐오감을 자극하여 미국 남부를 공화당 지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랬던 미국에서 첫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이는 미국이 불평등과 불균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의 6%에 이르고, 개인저축이 0%에 불과하고, 70년대 이후로 근로자들의 소득이 실질적인 증가가 없으며, 4700만명의 미국인들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심해졌다. 미국은 미국위기의 해결을 진보주의자인 민주당과 오바마에게 맡겼다. 크루그먼 교수는 민주당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로 빈부격차를 줄였던 것처럼 새로운 진보주의의 전성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금 세계사적인 흐름은 바뀌고 있다. 기나긴 보수주의 세계정치 질서, 신자유주의 세계경제 질서가 다시 진보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당, 진보세력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미국이 아닌 우리 진보세력을 생각해 봐야 한다. 사실 우리 민주당은 경제에 대해 무능하다고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두 번의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정치연합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경제, 특히 불평등과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 붕괴된 진보주의 정치연합을 새롭게 꾸려야 한다. 세계적인 통념은 정권이 교체되면 보통 10년은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계사적 흐름은 진보세력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있다. 극단적 보수주의자와 레이거노믹스, 신자유주의 경제시스템을 모델로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이미 시대사적 유효성을 잃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진보세력도 미래를 말해야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들의 것이다. 김희철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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