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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교사의 날로 개명을 |
‘스승의 날’이라고 하면 이미 그 주체여야 할 선생님은 배제되고 그 누군가에 의해서 대접을 받는 수동적인 대상이 된다. 사람이 주체가 되는 기념일 이라면 여성의 날, 산업재해의 날, 노동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등 그 주인공이 명백하다. 그런데 유독 이 땅의 척박한 교육환경에서 말없이 제 몫을 하고 있는 40만 교사들을 위한 하루가 왜 ‘스승의 날’로 이름지어져서 누군가에 의해서 대접받는 날처럼 되어야 하는가?
촌지엄금, 금품수수 엄금, 선물 안받기 등 낯뜨거운 교사선언을 해야 하는 오늘, 우리 교사들은 교사의 날을 만들어 모든 교사들이 서로 협력하고 유대하는 축제의 날을 갖고 싶다. 한참 교원평가다, 학교폭력이다, 금품수수다, 하여 교사집단을 범죄집단인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더니 교육부에서는 다가오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표창장을 주네, 사이버 카네이션을 보내네 하고 생색을 낸다. 온국민이 구경하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때리고 뒤로는 미안한 척 하면서 달래는 꼴이다. 이것이 어디 한 두 해의 일인가.
우리 학교는 학부형 내교 사절 및 꽃 한송이를 포함한 선물을 일절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학부형에게 보내 혹여 가지게 될지도 모를 부담감을 없애려고 했다. 이런 쑥스럽고 어정쩡한 비주체적인 스승의 날을 없애버리자고 제의한다. 이름이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지 아니한가. 스승의 날이 아니라 ‘교사의 날’이라면 모든 교사가 함께 체육대회 등 축제의 장을 만들어 주체적인 하루를 스스로 축하할수 있지 않겠는가?
염경미/경기도 수원시 권선동 곡선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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