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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7 21:40 수정 : 2005.05.17 21:40

나 일하던 공간 편집실로 찾아온 오지호 화백

수염 모시고 사랑방으로 내려간다

저 수염, 광주 사람들이 무등처럼 올려다보고 있는 수염

한자사랑책 한권 주시더니

그동안 유럽에서 서너달 계셨다 한다

‘내가 광주에 있었다면 벌써 죽었을 거요

그애들과 함께 죽었어야 했는데’


(5월 17일에는 유럽 촌구석을 헤매고 계셨다는 것이다)

조 편집장, 이 사옥에

어디 혼자 들어가 통곡할 만한 큰 방 없소?

수염 부축하며 배웅해드렸다

하늘이 살려놓은 저녁해가 인사동 골목길에서 머리 쾅쾅 부딪고 있다

혼자 통곡할 수 있는 방을 설계하는 건축가는 없다, 시인뿐이다

-시집 <떠도는 몸들>(창비)에서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영어교육과 졸업

1970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시집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 <시편> <산정묘지> 등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현대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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