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과거 한국 찾은 따오기중국 북부 번식 개체군
따오기 복귀 위해서는
한·중·일 국제공조 필요 생명체에다 복원이라는 용어를 쓰려면 매머드처럼 현존하지 않는 생물을 체세포 복제기술로 살려낸 경우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쓰는 ‘멸종위기종의 복원’은 복원이 아니고 복귀(혹은 재도입)가 적합한 용어다. 복귀는 특정 지역에 살던 종이 멸종되었을 때 현존하는 곳에서 그 생물체를 가져다 사육 상태에서 증식시킨 뒤 그 지역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경남 창녕군에서 따오기 한 쌍을 중국에서 들여와 증식을 시키고 있다. 이것까지는 복귀의 첫 번째 단계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다. 따오기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지 않는 새다. 말하자면 두루미나 기러기처럼 겨울 철새이다. 겨울 철새는 번식지가 모두 북쪽이고 겨울철에만 우리나라를 찾는다. 과거, 따오기는 왜 우리나라에서 번식하지 못했을까? 이것은 먹이와 포식자에 의한 자연선택이 원인으로 보인다. 따오기의 경우 우리나라를 겨울 서식지로 사용했다면 먹이는 그리 큰 문제는 안 된다. 문제는 포식자이다. 번식시기에 새끼들이 포식자에 의해 번식이 방해를 받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두루미와 기러기도 겨울 철새로만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것은 아마도 포식자 탓에 새끼를 성공적으로 길러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겨울 철새를 복원(복귀)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 정서상 용납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새에게는 국경이 필요 없듯이 우리 국민들도 국경을 초월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독일의 겨울 철새인 흰이마기러기는 노르웨이에서 번식을 한다. 50년 전 10만마리에 이르던 이 새가 지난 20년 전 50마리까지 감소했다. 독일은 철새 복귀 프로그램을 마련해 현재 500여마리로 증식시켜 이 기러기는 겨울철에 독일로 찾아오고 있다. 따오기는 본디 중국 중부와 북부지역 그리고 일본 사도섬을 중심으로 번식을 하며 살았다. 그중에서 중국의 북부지역에서 번식한 개체군이 겨울철에 우리나라를 찾았다. 1940년 이후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농약 사용이 빠르게 늘면서 이 새는 거의 멸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1978년 겨울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발견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중국의 중부지역에서만 따오기 복귀가 성공하였다. 북부지역은 아직 야생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겨울 철새로서 복원, 아니 복귀를 시키려면 중국의 북부지역에 다시 따오기가 번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옛날처럼 겨울철에 우리나라에서 따오기를 쉽게 볼 수 있다.
따오기 복원사업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따오기가, 그 지자체의 고유한 정신문화가 담겨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지역의 야생에서 번식하며 살 수 있는 종도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이벤트로 따오기를 활용하려고 했다면 지금이라도 따오기를 종 복원 연구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리고 관계기관은 지자체에 맡길 게 아니고 철새 복귀 프로그램을 따로 마련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따오기를 증식시키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과 중국이다. 그동안 따오기 인공증식을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다. 1981년 중국에서 18마리였던 것이 현재 일본과 중국 모두 합쳐 1000마리가 넘었다. 미래의 따오기 복원은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며, 더욱이 우리나라는 철새로 복귀하도록 기술개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박시룡 한국교원대 생물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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