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4.22 21:54
수정 : 2009.04.22 21:54
왜냐면
오는 29일은 1932년 극도로 침체되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던 임시정부를 부활, 활성화한 윤봉길 의사 상하이 의거 제77돌이 되는 날이다. 이날 중국 상하이 의거 현장에서는 기념식과 윤 의사 기념 정자 ‘매헌’ 현판 제막식을 거행한다. 이 정자는 1994년에 중국 정부가 모든 경비를 부담하여 건립하고, 그 이름을 일방적으로 ‘매정’(梅亭)이라 했다. 이에 윤 의사와의 연관성이 없고, 중국에 흔히 있는 정자 이름에 불과한 ‘매정’을 윤 의사 호 ‘매헌’(梅軒)으로 바꾸어 줄 것을 그동안 꾸준히 설득해 왔으며 의거 77돌이 되는 날을 기해 ‘매헌’으로 바뀌게 된다. 유족의 한 사람으로 중국 정부에 감사 드린다.
윤 의사 의거 77돌을 맞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여년간 추진해온 윤봉길 공원이 성사되길 기대해 본다. 1988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공원 내에 국민의 성금으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건립하고, 이곳을 나라 사랑의 장(場)으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매헌 기념관 주변에는 매헌 동상, 매헌교(橋), 매헌로(路), 매헌 숭모비, 매헌초등학교 등이 탄생할 수 있었다. 게다가 현재 공원 입구에는 신분당선 역사(驛舍) ‘매헌역’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의 공원 명칭인 ‘시민의 숲’은 특정 공원의 이름으로 적합하지 않다. 서울, 아니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공원이 시민을 위해 조성된 ‘시민의 숲’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찾는 많은 시민들이 이를 ‘윤봉길공원’, ‘양재공원’, ‘양재시민공원’ 등으로 서로 다르게 부르고 있는 형편이다.
‘매헌기념관’ 건립 뒤 부적합한 공원 명칭을 ‘윤봉길공원’ 또는 ‘매헌공원’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특히 2008년 윤 의사 탄신 100돌을 맞아 이를 특별 기념사업으로 채택하여 현재 마무리하는 과정에 이르렀다. 외국에서도 공원을 나라 사랑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국 국민들에게 존경 받는 인물의 이름을 공원 이름으로 쓴다. 1932년 4월29일 윤 의사가 거사한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 역시 지금은 중국의 대문호 루쉰을 기리는 ‘루쉰공원’으로 바뀌어 있다.
또한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내가 죽거든 하얼빈공원에 묻어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조국 땅에 반장(返葬)해다오”라고 지목했던 하얼빈공원도 중국 공산당 영웅 리자오린 장군의 이름을 따서 ‘자오린공원’으로 바뀌었다.
윤 의사는 대한민국 영토 어디에서든지 숭모 받을 자격이 있고, 숭모 받아야 한다. 현재 많은 서초구민이 ‘윤봉길공원’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에 적극 찬성하며 서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어 그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서울시와 서초구청은 ‘시민의 숲’을 ‘윤봉길공원’으로 바꾸어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윤 의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기며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윤주 매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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