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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17 22:09 수정 : 2010.08.17 22:09

언론장악 과정의 역할에 관해
신재민씨는 검증을 받아야 한다
나는 YTN 관련 부분에 관해
청문회 증언을 할 용의가 있다

와이티엔(YTN)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직후인 2008년 8월 어느 날 선배 한 분을 만났다. 마주 앉은 선배는 휴대전화를 내밀며 잠시 전화를 받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선배가 보여준 휴대전화에는 신재민 세 글자가 선명했다. 자신이 정권 핵심 인사와 통화하는 사이임을 입증하기 위해 굳이 발신자 이름을 보여준 것으로 이해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었던 신재민씨의 입장은 와이티엔 노조위원장인 내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심지어는 현직 보도국장을 통해서도 전해지고 있었다. 선배 휴대전화에 찍힌 신재민 이름 석자는 신재민씨가 역시 권력의 메신저임을 재삼 확인시켜 줬다.

엠비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는 언론인들은 신재민씨를 ‘언론 5적’으로 규정한다. 나는 와이티엔 사태를 근거로 이 규정에 동의한다. 그는 스스로 문화부 2차관에 정부 대변인 자격을 부여하며 공식적으로 공기업이 소유한 와이티엔 지분처분 방침을 천명했다. 와이티엔의 방송사업권 재승인을 언급하며 노조에 투쟁을 접으라고 요구했다. 신재민씨의 당시 발언은 공개된 것만으로도 여러 언론사에 의해 협박으로 규정됐다. 미처 보도되지 않은 신재민씨의 발언, 내게 직간접적으로 전달된 그의 발언은 협박이라는 규정도 모자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그의 발언은 ‘세상을 박쥐처럼 살지 마라’이다. 와이티엔 노조를 향해 한 말로 이해되나 아직도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저 불쾌하기 이를 데 없고,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발언이라 여기고 있다. 따라서 인상은 강하지만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가 기어코 기억에 남겨두려는 신씨의 발언은 이런 것들이다.

‘와이티엔이 살려면 희생양을 만들어라’, ‘강하게 투쟁한 노조원들 자르라고 하겠다’, ‘공영이라면 <돌발영상> 없애야 한다’, ‘고소된 노조원들 경찰 수사 강하게 할 것이다’, ‘와이티엔은 문 닫아도 지상파보다 부담이 적다’, ‘구본홍 사장 물러나면 더 빨리 망할 것이다’, ‘와이티엔 주식 다 판다. 공기업 주식 보유 원하면 권리를 인정하라’, ‘국정감사(2008년 10월9일)가 마지노선이다. 국감에서 이슈화되면 재승인 불가하다’.

신재민씨의 발언은 단순히 발언으로, 협박으로 끝나지 않았다.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강하게 투쟁한 사람들 6명이 잘렸다. 희생양이 됐다. <돌발영상>이 반년 이상 폐지됐고, 부활된 이후에도 제작자 징계와 교체로 수난을 겪었다. 사쪽이 고소한 조합원들은 불법 체포와 부당한 구속을 당했다. 와이티엔 재승인은 실제로 보류됐다. 공기업 보유 주식도 일부가 매각됐다. 우여곡절 끝에 재승인이 이뤄졌고 주식 매각도 중단됐으나, 당시 와이티엔은 노사를 막론하고 엄청난 두려움을 견뎌내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신재민씨를 정권 실세로 규정하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는 신씨가 정권의 실세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 그런 그가 문화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2년 반이나 고위 공직을 거친 인사임에도, 터져 나오는 의혹들이 만만치 않다. 탈세 의혹, 특혜분양 의혹, 부인 위장취업과 땅투기 의혹, 어머니 홀대 의혹, 여기에 신씨가 시인한 위장전입은 그 횟수와 방식에 있어 ‘교과서’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청문회 과정을 통해 철저히 검증돼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언론장악 과정에서 신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나는 청문회에서 와이티엔 관련 부분만큼은 증언할 용의가 있다. 과연 누가 박쥐처럼 살았는지 가리고자 한다.

노종면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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