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부총장 기고에 대한 반론
지난 9월25일치 <한겨레>에 실린 홍익대 김완철 부총장의 글(‘성미산 마을’은 치외법권 지역인가)을 읽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모교의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분이 쓴 글이기에 더욱 슬프고 절망적이기까지 합니다. 타 대학에 비해 작기만 한 캠퍼스가 안타까웠던 본인 역시 홍익초·중·고의 이전은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바입니다. 문제는 추진방식이며, 발상입니다. 왜 꼭 성미산으로 이전해야 하는 겁니까. 성미산으로의 이전이 현재와 같은 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하지 못했습니까. 꼭 성서초등학교 정문과 5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명문사립’ 홍익초·중·고가 들어와야 하는 겁니까. 6년이라는 시간 내내 위축되어 등하교할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보지 않은 겁니까. 성미산 홍익재단 부지의 일부를 65억원이나 손해 보면서 서울시에 개별공시지가로 매각했다고 토로하셨습니다. 성미산으로의 이전이 아니었다면 65억원을 손해 볼 이유가 없었지요. 오히려 제가 부총장께 상식적인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65억원 손실을 그토록 아까워하시는 분께서 홍익재단이 석달 만에 170억원이나 더 주고 성미산 부지를 매입한 사실(2006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재단적립금(재단전입금이 아닌!)이 모 대학에 이어 두번째로 많지만 적립금의 98%가 건축기금으로 분류 적립되어 장학기금은 2%도 적립하지 않은 홍익재단. 한해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 홍익대학교.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을 아껴 그 98%를 건축기금으로 분류해 놓고, 그와는 별도로 성미산 매입 비용을 또 대학예산에서 집행하는 몰상식. 이런 몰상식을 언제까지 존속시키려 하십니까. 성미산 이전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세포핵분열”하는 “사회주의 국가의 집단공동체를 연상”시킨다는 홍익대학교 홍보부의 보도자료를 접했습니다. 자신의 주장과 상반된다고 해서 ‘성미산 마을’을 상식과 법이 없다고 단정짓는 부총장님의 글을 접하고 있습니다. 동문으로서 모교가 부끄러운 이유입니다. 홍익대학교가 지역에서 존경받기를 원합니다. 홍익재단이 자기 학생들의 교육환경뿐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의 교육환경까지 고려하는 ‘교육적 발상’을 갖기를 원합니다. 성미산 이전은 잘못된 발상입니다. 또한 현실적으로도 성미산 이전은 빠르게 추진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발상과 접근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루빨리 대체부지를 찾는 것이 홍익대학교와 지역이 공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를 위해 홍익재단은 다자협의회에 참여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모교가 아닌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모교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홍익대학교를 사랑하는 동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노혜령 서울 마포구 망원동, 홍익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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