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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지도자와 인문학적 소양 |
초등 축구 꿈나무가 사망했다. 원인은 코치의 체벌이라고 한다. 과거 운동 지도자는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가장 쉽고 용이한 통제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획일화된 동작과 자세가 훈련 성과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근대적인 코칭기법 때문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체육 지도자들의 업그레이드된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코칭과 비교된다.
엘리트 스포츠와 프로스포츠에서 사라진 구태가 학원 스포츠에서는 버젓이 자행된다. 상급학교 진학 앞에 학부모도 폭력을 애써 묵인하고 외면하는 무기력한 현실은 더 안타깝다. 코치 한 사람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공동의 책임이다. 관리 감독 기관의 단호한 조처가 없다면 재발의 가능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번 17살 이하(U-17) 여자월드컵에 출전한 우리나라 여고생들은 자율적이고 즐기는 축구가 우승을 이끈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이렇듯 즐거움은 체육의 본질이다. 학교체육 지도자들은 체육의 기본적 가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요구된다. 기능인이 아닌 지덕(知德)을 갖춘 체육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대상이 어린 청소년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 체육학자와 뜻있는 일선 지도자를 중심으로 학원 스포츠를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구조로 전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당연한 듯해 보이지만 눈앞의 성적 탓에 실제로 이 제도를 이행하기는 쉽지 않다. 관계기관의 강력한 규제감독 없이는 어려움이 따르는 이유다.
학생 운동선수의 학업 병행과 더불어 지도자의 인문학적 소양 학습은 불행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급히 요구된다. 체육 지도자는 기능인이 아닌 문무를 겸비한 전문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이영 상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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