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면] 수시 전형료가 기가 막혀 |
고3 아들을 둔 학부모이다. 고2 때까지는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꼭 입학해야 한다는 마음이 별로 없었는데 고3 학부모가 되어 신문, 인터넷, 대학 입학안내 등의 다양한 자료를 접해보니 재수생한테 유리한 정시전형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수시전형에 붙어야겠구나 하는 조바심이 들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나는 고3 엄마임에도 수시든 정시든 정보를 별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입시 학원에서 마련하는 입시설명회를 다니면서 정보를 얻고자 하였다.
무언가 큰 것을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잔뜩 안고 한 학원에서 주관하는 입시설명회에 갔다. 결론은 대실망이었다. 내 아들은 중위권 성적인데 그곳에서는 최상위권 성적의 학생 위주로 진행하였고 마지막에는 수시 때 돈을 아끼지 말라는 말과 무조건 많이 넣어야 붙을 확률도 더 높아진다는 어이없는 말을 하였다.
어느 부모든 자식을 위해서라면 아까울 게 뭐 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많이 넣을 수도 없다. 돈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1차에 3개 학교를 지원했고, 2차에 5개 학교에 지원할 예정인데 이것만 해도 64만원이 든다. 아들 친구는 1차에만 7개 학교를 지원했다고 한다.
그 말을 전해 듣고 우리가 아들한테 뭔가 부족하게 해 주는 듯한 느낌, 아들의 마음은 1차에 더 많은 대학에 지원하고 싶었는데 돈 때문에 안 한다고 생각할까 마음이 혼란스럽고 씁쓸하였다. 다양한 측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인재를 발굴하려는 수시전형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 수에 관계없이 얼마든지 능력에 맞게 전형에 지원하라는 좋은 취지라면 전형료를 대폭 인하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방법대로라면 능력은 많은데 돈이 없는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20여명 모집하는데 1000명 이상이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적성검사, 논술고사를 보러 이 대학, 저 대학 찾아다녀야만 하는 학생들의 심정이 과연 어떠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적성검사를 마치고 나온 아들의 한마디! “엄마, 이 대학교 내년에 빌딩 한 채 지을 수 있을 거야.”
김경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