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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10 20:42 수정 : 2010.12.10 20:42

시에스아르(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서,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며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은 시에스아르 활동의 일환으로 1993년부터 ‘삼성 안내견 학교’를 세우고 안내·도우미견을 양성하여 선발된 장애인들에게 무상 분양해왔다. 이를 위해 매년 30억~40억원을 투입하며 글로벌 시민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온 것처럼 보인다.

최근 삼성 쪽은 재정 상태의 문제를 이유로 지난 18년간 이어왔던 이 사업을 축소시키며 훈련사들을 포함한 많은 수의 직원을 해고했다. 기업 쪽에선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당장에 소모적으로 느껴지는 지출 요인인 공헌 활동비를 축소하는 것이 제일 손쉬운 방법이었을 것이다. 결국 전적으로 삼성의 지원에만 의존했던 해당 사업 관련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막막한 삶에 어떠한 해답도 갖추지 못한 채 길거리로 내밀렸다. 구조조정의 직접적 피해자인 안내견 관리인력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 나아가 잠재적 수요자인 장애인들에게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

이번 사태의 더 큰 문제점은 해결책이나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삼성 쪽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활동 당시부터 사회적 책임의 참된 의미는 결여된 채 기업 이미지만을 고려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 사기업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함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이 중대하게 침해받았음에도 보건복지부에서는 여전히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경영이념과 핵심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차원의 활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삼성을 믿고 응원했던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줬다 빼앗는 치사함 때문만이 아니다. 회사의 경영원칙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던 공헌 활동 역시 기업 이미지의 수단이요, 결국엔 이윤 추구를 위한 방편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공헌 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와 상호 발전적 관계를 이루고, 한편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기업 형태이다. 당장 돈이 없다는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해당 기업이 국내에서 가장 큰 거대 자본이며 상상할 수 없는 이윤을 창출해내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에서 너무나도 아쉽다. 삼성 시에스아르 관련 담당자는 회사 누리집에도 나온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이라는 경영이념의 참뜻을 고민해보길 바란다.

강도경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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