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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17 21:09 수정 : 2010.12.17 21:09

말레이 곰 한 마리

‘우리’에 갇혀있는 사람들 찍는다

카메라 줌으로 당기니 무서운지

귀퉁이 쪽으로 도망간다

먹이를 주어도 반갑지 않은

무표정한 얼굴

한국특별공원에 살고 있는 그들

때론 스스로 목을 매어 마감하고


생을 초월한 죽음을 얻기 위해

모임을 만들어 죽는 그들

말레이 여자

동남아에서 시집온 말레이 여자

온갖 재주를 부려보았지만

늘 맞는 것이 일이다

나는 사람일까 곰일까

맞다가 지쳐 모국어로 고함을 지르니

칼을 배에다 쑥 밀어 넣는다

이제야 말레이로 가는가 보다

어머니, 이제야 고향으로 갑니다

9일 만에 ‘우리’를 빠져나간

말레이 곰 스스로 잡혀주었다

‘우리’에 갇혀 죽지 못해 사는 인간들에게

위안이 되어주기 위해

이복규/시인, 거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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