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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한나라당에 돈 낸 교장은 왜 징계 안하나 / 정승배 |
민노당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무더기 징계한다면 한나라당 당원이나 후원금을 낸 교직자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해 1월7일, 법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경기도 교육감이 했던 징계 보류와는 반대로 인천시 교육청은 2010년 12월28일, 징계위를 열어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사유로 전교조 소속 교사 1명을 해임 조처, 6명을 정직 처분하고, 시효 논란이 있는 2명을 법원 판결 이후로 징계를 유보했다. 이는 애초에 이들 교사들의 징계를 법원 1심 판결 이후로 유보하겠다던 교육감이 약속을 뒤집고 여러 정황상 교육과학기술부의 압력에 못 이겨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 전체 의원 38명 중 32명이 교육자치 정신을 훼손하지 말라고 징계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징계 유보를 요구하는 서명도 했다. 그럼에도 기어이 징계를 강행했다. 징계 전에 전교조 인천지부 소속 교사들은 눈발 날리는 강추위 속에서도 시교육청 앞에 연일 집결하여 교육감이 처음에 한 약속을 지키라고 외치기도 했다. 징계를 만류하려고 전화를 했던 정진후 전 전교조위원장도 ‘상부의 압력을 더이상 못견디겠다’고 하는 교육감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정당과 관련된 행위를 한 교직자는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납부한 교장, 교사들은 물론이요, 당원인 교사와 교육관료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법제처와 교과부, 행정안전부 모두 국회의원 후원회를 정치단체로 파악했다. 국회의원 개인 또는 국회의원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유권해석해 왔다. 검찰 역시 얼마 전까지는 같은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유독 한나라당 쪽 후원금에 대해서만 국회의원 개인에게 했다고 무혐의라고 한다. 이는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전교조 탄압을 위한 불공평하고 몰상식한 작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현 교과부 이주호 장관도 국회의원이던 시절 현직 교사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적이 있다. 검찰이 한나라당에 돈을 낸 교장들에 대해서는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당원 명부 확인은커녕 투표 현황도 확인하지 않았다. 반면에 검찰은 재작년 전교조의 시국선언 당시 전교조 서버를 몽땅 가져갔다. 불법적 증거 수집으로 드러난 후원금 납부 교사들의 계좌를 모두 뒤졌으며 민주노동당의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등 편파적 수사로 일관했다.
교과부에 묻는다. 이러고도 전교조 교사들의 후원금 납부 행위만 징계하라고 할 자격이 있는가? 교사들은 교과서에 나온 대로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쳤다. 법의 형평으로 말하면 한나라당의 당원이나 후원금을 낸 교직자, 갖가지 비리 의혹을 불러일으킨 인천시 교육감과 과거 교사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이주호 장관도 같은 잣대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 정상참작으로 말하면 전례에도 없는 초범으로서 액수도 많지 않아 ‘경고’ 정도의 징계로 그쳐야 할 일이다. 심판을 받는 자와 심판을 하는 자, 이 양자가 명백히 뒤바뀐 상황을 국민 대다수의 양심과 상식 그리고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
정승배 인천 남동구 만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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