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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김상곤 교육감님, 한번 더 발상의 전환을 / 이철국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님은 이명박 정권 시대에 교육개혁의 새로운 아이콘입니다. 정치인이 아니면서도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어느 정치인보다 국민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무상급식은 진보와 보수 이분법을 넘어서서 대부분 국민들에게 21세기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안내해주는 나침반과도 같은 정책입니다. 보편적 교육복지의 일환으로 무상급식이라는 의제를 선점하고 한결같이 추진하는 탁월함에 감탄할 뿐입니다. 경기도가 어느 지역보다도 교육개혁을 선도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 교육자치가 우리 사회에 도입된 이래 진정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는 행운아들입니다.
교육감님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더이상 아이들의 인권이 교문 앞에서 멈추지 않고, 선생님들은 가르치면서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돈 걱정 없이 학교에 보내며, 혁신학교로 잠자는 아이들을 깨우도록 하겠다’고 하신 말씀은 한 구절 한 구절 심금을 울리는 말씀들입니다. 교과부와 검찰의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실천하는 모습을 이미 봐왔기에 진정성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임하시는 모습에서 격을 잃지 않는 유연한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주셨습니다.
교육감님의 혁신교육은 저희들의 대안교육과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며, 함께 연구하고 상호보완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에 대한 체벌금지를 초점으로 하는 학생인권조례의 내용도 대안교육 철학의 주요한 내용입니다. 또한 대안교육은 지난 15년간 사교육 시장과 힘겨운 싸움을 펼쳐오면서 우리 사회에서 교육에 있어서의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이름은 대안교육이지만 사실 대안학교는 개인과 가족의 부귀영달이 아닌 공공의 교육이 되기 위해서, 즉 생명과 평화, 자율과 자치를 추구하는 진정한 공교육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공교육과 대안교육은 21세기 미래혁신교육이라는 수레의 두 바퀴가 될 수 있으며, 상부상조하며 서로의 장점을 살려나간다면 보편적 교육복지는 훨씬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교육감님의 핵심 정책이랄 수 있는 초등학생 무상급식에 대안초등학교를 포함시켜주시고, 중학생 무상교육에 대안중학교를 포함시켜주시고, 특성화고교생 학비지원에 대안고등학교를 포함시켜주십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보편적’ 교육복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아이들에 대한 무상급식이 충격적인 것은 말 그대로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자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 빠른 아이와 느린 아이를 구별하지 않는 정의로운 정책이 바로 우리 모두가 경악하는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이분법을 넘어선 발상의 전환은 우리의 편견을 해체하고 상상력을 폭발시켰습니다.
대안교육을 살리고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무상급식과 학생인권보장, 고교평준화 확대, 교권보호헌장 등 제도교육 내 교육복지와 개혁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경기도에서 초등, 중등 각각 수백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 대안학교 교사와 아이들이 교육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계속 방치되지 않도록 ‘보편적인’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철국 대안중등 ‘불이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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