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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28 18:26 수정 : 2011.01.28 18:26

용역노동자 어르신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올해도 작년처럼 일하고 싶다는
그저 청소하고, 경비서고 싶다는

김희전 서울시의회 인권특별위원장

지난 수요일 홍익대학교를 방문했다. 홍익대에서 수년간 청소, 경비, 시설관리를 자기 일처럼 하셨던 50대를 훌쩍 넘긴 어르신들을 만났다. 언론 등에서 단편적 이야기만 듣고 의문이 들었다. 무엇 때문에 투쟁의 ‘투’자도 접하시지 못했던 분들이 홍익대 본관 총무과를 점거하고 2주 넘게 노동투쟁을 하고 계신지 구체적인 사실을 알고 싶었다.

홍익대에서 비정규직으로 청소, 경비, 시설관리를 담당하셨던 어르신들은 지난해 12월2일 노동조합을 조직했다. 한달 일하고 75만원 받는 급여가 너무 적다고, 하루 10시간 이상의 근무시간이 너무 힘들어서, ‘급여를 최저 임금수준인 85만원으로’, ‘하루 근무시간을 10시간보다 조금 줄이고 싶은 바람에’ 만든 것이다.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등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건설된 홍익대 근교 대학들의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조합 결성을 시작했다. 홍익대 쪽은 조합이 결성되고 한달 뒤인 올해 1월1일부로 170명의 비정규직 용역노동자 어르신들을 해고했다.

홍익대의 해고 통보는 어르신들을 놀라게 했고, 급하게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본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났고 언론, 방송, 시민단체, 대학생연대, 홍익대 선배, 연예인, 종교인, 정당인 등 각계각층의 빗발치는 연대 성명서와 후원물자 그리고 따뜻한 지지와 동참의 마음이 홍익대 본관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런데 홍익대 쪽은 사태 해결을 원하고 있지 않다. 정당 대표, 국회의원들에게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지만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 급기야 지난 11일 노동조합의 간부들을 고소·고발했다.

홍익대 비정규직 용역노동자 어르신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올해도 작년처럼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올해도 홍익대에서 청소하고, 경비 서고, 시설관리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함께 사는 방법과 더불어 사는 마음을 일깨워주어야 할 대학 당국이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170명의 소중한 인권과 마음을 쉽게 무시하는 사태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은 홍익대의 얄팍한 상술이 아니라 홍익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어르신들의 강한 투지와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쏟아지는 따뜻한 마음이다.

홍익대가 대학다운 가르침을 하루빨리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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